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양대 IT 대표주로 꼽히며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LG전자의 주가가 최근 들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1일 종가를 기준으로 12만8500원을 기록해 지난달 11일 이후 회복했던 13만원대 주가를 한달여 만에 하회하게 됐다.
LG전자가 주가 약세를 보이게 된 것은 외국인의 LG전자에 대한 매매 기조가 순매도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관 역시 매물을 쏟아내면서 조정폭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연초 외국인의 LG전자 비중은 22.86%로 당시 LG전자의 주가는 7만원대 중반에 머물러 있으나, 올해 들어 5% 가까이 순매수에 나서면서 LG전자 주가도 이달 초 15만원까지 치솟는 등 100%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외국인은 지난달 18일 이후 부터 LG전자에 대한 매매 패턴에 변화를 보였다.
외국인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14만4000여주를 순매도 했고 외국인 비중도 27.26%에서 27.12%로 낮아졌으며, 같은 기간 LG전자의 주가는 14만원대에서 12만원대로 주저 앉았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에도 외국인 비중이 47%에서 46.92%로 소폭 줄었으나, 외국인과 함께 국내 증시의 수급 주도 세력인 기관 매수세가 유입돼 주가는 71만원에서 79만원대로 상승했다.
LG전자의 주가 약세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LG전자의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성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지난 2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하면서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으나, 이는 실제 소비판매가 늘어서 이익이 늘어난 것이 아닌 채널 재고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며 "LG전자의 주력 시장인 북미 휴대폰 및 가전 재고 수준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 연구원은 "현 재고 수준은 과거 IT 성장기의 정상 재고 수준으로 하반기 소비 회복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재고 조정 리스크는 확대될 것"이라며 "특히 LG전자의 이익 기여도가 높은 북미 휴대폰 시장 및 아시아 가전 시장의 경쟁 심화로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반면 강윤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하반기 실적 전망을 소폭 하향 조정하지만 중장기적인 실적 개선 방향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LG전자 주가도 시장 평균에 크게 못미치는 저평가 상태로, 모멘텀 우려가 있으나 추세적 하락으로 전환될 만큼 둔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들어 CLSA(크레디리요네)와 노무라,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LG전자의 수익성 하락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서를 연이어 내고 있어 추가 하락 압력을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