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이 봄철 청약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일부 건설업체들은 관심이 높은 공공물량 공급시기를 피해 분양시기를 조절하고 있지만 지난해 상반기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분양을 미뤄온 사업장이 많기 때문에 올 봄에는 분양을 적극 추진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올해는 유망 공공물량이 대거 포진해 있는 만큼 민간 분양은 타격을 비켜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부동산 및 건설업계에 다르면 이달 말 위례신도시는 2400가구의 아파트가 쏟아진다.
송파구 성남 하남에 걸쳐 조성되는 위례신도시 안에서 알짜지역으로 꼽히는 송파구 지역 2개 블록에서 공급된다. 또 3.3㎡당 분양가격이 인근 시세의 절반인 1100만~1200만원 수준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또 4월 말 사전예약이 이뤄지는 2차 보금자리주택 중 서울 강남권인 세곡2ㆍ내곡에서 공급될 2000여 가구까지 감안하면 올 상반기 서울 강남권에서는 매머드급의 공공물량이 쏟아지는 셈이다.
올해는 이같이 대규모의 유망 공공물량이 분양시장에서 상당 비중을 차지함에 따라 민간 분양시장도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우선, 서울 민간 분양물량은 대부분 전매가 가능한 재건축ㆍ재개발 단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달 강동구 둔촌동 '둔촌 푸르지오', 동작구 흑석4구역 '흑석 한강 푸르지오' 공급을 시작으로 내달에는 동대문구 답십리, 성동구 금호 14ㆍ17구역 등이 분양에 나선다.
또한, 청약 때마다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 1순위 마감되는 인천 송도에서도 코오롱 건설(114가구), 대우건설(1703가구)이 주상복합을 내놓을 계획으로 '청약불패 신화'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되고 있다. 수도권은 서울과 가까운 택지지구인 고양 삼송지구(계룡건설산업 1024가구), 김포 한강신도시(창보종합건설 869가구) 등에서도 내달 신규 분양을 진행할 예정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서울 재건축 재개발 단지와 인천 송도지구는 그동안 청약자들이 대거 몰리며 높은 경쟁률을 이끌어 온 것을 감안하면 인기는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청약접수자 수는 예년 같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고양 삼송, 한강신도시 등 지난해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으면서도 청약률이 저조했던 지역은 시장 전망이 더욱 어둡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밀어내기 분양으로 미분양이 적체돼 있는 상황이다. 서울 재건축 단지 역시 최근 강남 인기지역에서 청약 1순위 마감했지만 고분양가로 인해 미분양분이 나오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앞날이 밝지만은 않다.
이같은 현상을 우려하듯 일부 건설사들은 분양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A건설사는 올 3~4월 김포한강신도시에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었으나 5~6월께로 일정을 늦췄다. B건설사는 3월로 예정했던 남양주 별내지구 분양사업을 4월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는 “인천 송도처럼 입지여건이 우수한 곳은 상대적으로 경쟁력 우위에 있기는 하지만, 상당물량의 보금자리주택공급과 양도세 감면 종료로 종전 보다는 투자수요가 일부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