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막장외교 어디까지

입력 2010-11-0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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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에 이어 러시아까지...간 외교정책 ‘사면초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북방영토 방문을 강행하면서 간 나오토 총리의 외교능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오키나와의 미군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로 ‘미·일 동맹’이 뻐걱 거리는 데다 센카쿠열도 문제로 ‘중·일 관계’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러·일 관계’까지 암초에 걸리면서 간 정권의 외교가 사면초가에 몰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일본과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북방영토를 방문하면서 양국간 영토분쟁이 점화될 전망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최대 야당인 자민당 수뇌부는 1일(현지시간) 긴급 회동을 갖고 이번 사태를 둘러싼 민주당의 대응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지난 주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관련 회의에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참석했음에도 북방영토 방문에 대한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문제를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민당의 오노데라 이쓰노리 외교부회장은 "센카쿠 열도 문제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를 보고 러시아가 강경한 자세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54년 만에 민주당이 정권을 잡은 이래 일본의 외교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정부는 후텐마 기지를 ‘나라 밖 또는 최소한 오키나와 현 밖 이전’을 추진했으나 미지근한 대응에 여론이 등을 돌리면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후텐마 기지 문제로 미·일 동맹에 금이 갔다. 중국은 센카쿠열도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일본 순시선과 중국 어선의 충돌을 계기로 강경 일변도를 보이고 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북방영토 방문에 대해 간 총리는 유감의 뜻을 표하고 동시에 "향후 대응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주일 러시아 대사를 소환하거나 일시 귀국시키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오는 13일부터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일본이 강경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간 총리는 APEC 참석차 일본을 방문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일 동맹을 바로잡고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냉정한 대화를 통해 관계 개선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현안인 후텐마 기지 이전문제를 둘러싸고 진전이 없는 가운데 이달 말 예정된 오키나와 현 지사 선거에 따라서는 문제해결이 한층 어려워질 수도 있어 한번 금이 간 미일동맹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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