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2차 양적완화를 계기로 세계 주식시장이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20개 시장 가운데 70%가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전인 2008년 9월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6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20개 주요 시장 가운데 미국을 포함한 14개 시장이 2년 전 수준을 회복했다. 금융완화로 불어난 투자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된 영향이다.
신문은 연준이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하면서 미국과 일본이 양적완화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전 세계 주가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진국의 경기 회복은 둔화하고 있지만 기업실적과 상관없이 주식을 사려는 수요, 즉 '돈의 힘'으로 주가가 오르는 유동성 장세가 선명해지는 양상이다.
전세계 주요 주가지수를 리먼 파산 직전과 비교한 결과 신흥국 증시의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상승률은 아르헨티나(103%)가 1위였고 중국(50%), 인도(49%), 브라질(39.3%), 대만(33.9%), 한국(31.2%)가 뒤를 이었다. 홍콩은 28.5%, 싱가포르는 26%, 러시아는 19.4%,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6.4%로 10권을 신흥 경제권이 휩쓸었다.
이들 증시는 모든 작년까지 금융위기 전 수준을 회복, 앞으로도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최근에는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도 신흥국의 활황세가 파급되고 있다.
미국의 다우지수는 4일 2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금융위기 전 수준을 회복했다. 영국과 독일은 8%대상승률을 기록했다.
BNP파리바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의 야마모토 히로시 최고경영자는 “미국과 일본의 금융완화 경쟁으로 금리 차가 줄면서 투자자들이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선진국 증시의 매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반면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나라는 회복흐름이 둔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증시에서는 이탈리아가 24%, 스페인은 7% 각각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들 국가는 높은 부채율로 조기 경제성장을 전망하기가 어려워 주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제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도 21% 상승하는데 그쳐 유럽과 마찬가지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도카이 도쿄조사센터의 나카이 히로유키 전무는 “신흥국에서 금리인상이나 자본 규제 움직임이 나오고 있어 향후 주가는 조정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면서도 “금융완화에 따른 핫머니가 성장이 유망한 신흥국 주식 시장으로 유입되는 추세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