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아시아의 긴축 우려에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고조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회복을 주도하던 아시아 주요국이 긴축으로 돌아서면서 투자심리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한국과 인도에 이어 중국의 금리인상 임박설이 금융시장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16일 "인플레이션 압력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금리를 시장에 맞도록 개혁하는 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해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의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4% 상승하면서 25개월만의 최고치로 치솟은 바 있다.
유럽발 위기도 점입가경이다. 그리스에 이어 아일랜드로 재점화된 재정위기 사태가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유로존 주요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아일랜드 정부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아일랜드 은행권 구제를 위한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투갈 역시 페르난도 산토스 재무장관이 국제사회에 구제금융을 요청해야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사태가 심각하다.
불안감은 주식 매물로 이어졌다.
이날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4% 급락하면서 이번달 들어 최저치로 밀리는 등 아시아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미국증시 역시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다우지수가 1.6% 하락하면서 1만1023.50으로 떨어지는 등 주요 3대지수가 일제히 빠졌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월드인덱스는 1.9% 하락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 강세를 이어갔다. 해외 긴축과 재정위기가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달러에 매수세가 몰린 까닭이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0.8% 하락한 1.3484달러를 기록하면서 달러는 유로에 대해 7주만의 최고치로 올랐다.
달러는 엔에 대해서도 올라 달러·엔 환율은 0.3% 상승한 83.35엔으로 거래됐다.
상품시장 역시 출렁였다. 글로벌 경제의 성장이 정체될 경우 상품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은 3% 하락한 배럴당 82.34달러를 기록했다.
금값 역시 약세로 돌아서면서 12월물 금선물은 온스당 2.2% 내린 1338.40달러로 떨어졌다.
채권시장에서도 위기감은 이어졌다. 유럽 재정위기의 진앙지인 그리스를 비롯해 스페인은 채권금리가 급등했다.
스페인 정부 입찰에 나선 12개월 만기와 18개월 만기 국채 금리는 각각 2.36%와 2.66%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에 비하면 각각 0.52%P와 0.65%P 상승한 것이다.
그리스 또한 3개월 만기 국채를 전월에 비해 0.35%P 오른 4.10%에 발행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양적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미국 채권시장도 금리가 상승하는 등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소폭 하락했지만 전날까지 2거래일 동안 31bp 올랐다. 이틀 상승폭으로는 2009년 1월 이래 최대폭이다.
17일 주요국 증시 역시 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오전 11시 현재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0.5% 하락했으며 대만 가권지수가 0.7% 빠졌고 싱가포르 ST인덱스 또한 0.76%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