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고속철(TAV) 건설 사업자 선정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프랑스와 일본이 돌연 입찰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사업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미쓰이물산과 미쓰비시중공업 히타치제작소 도시바 등 일본 4개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오는 29일로 예정된 TAV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25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앞서 알스톰 등 프랑스 컨소시엄도 응찰하지 않을 방침으로 알려져 한국이 유력한 TAV 사업자로 거론되면서 한국은 고무되는 분위기였다.
주목할 점은 신칸센과 테제베(TGV)를 통해 고속철도 건설 기술이 입증된 일본과 프랑스가 TAV 사업에 포기했다는 점이다. 이들 국가의 컨소시엄은 입찰 포기 이유에 대해 불투명한 채산성을 들고 있다.
TAV는 리우 데 자네이루와 상파울루간 약 510km를 잇는 건설비 331억헤알(약 21조50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2017년부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입찰을 통해 선정된 사업자는 철도 건설과 함께 40년간 운영 업무도 맡게 된다.
일본 컨소시엄은 작년 가을부터 TAV 입찰 준비를 진행해오다 입찰 마감일을 불과 며칠 앞두고 응찰 포기 의사를 전달해 궁금증을 유발했다.
프랑스 컨소시엄도 주브라질 프랑스 대사관이 24일 파울루 파소스 브라질 교통부장관에게 입찰 보류 의사를 담은 서한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프랑스 측은 서한에서 “TAV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도 “현재 계획으로는 채산성 확보 전망이 서지 않는 데다 융자 조건 등을 제시한 날로부터 입찰까지의 기간이 짧아 평가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프랑스 컨소시엄은 “계획을 재검토하거나 입찰 연기가 정해지면 응찰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 컨소시엄은 공통적으로 장기간에 걸친 철도 운영 사업의 채산성을 문제삼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입찰에 임박해 브라질 정부가 제시한 승객 수 등 수요 전망이 예상보다 저조한데다 운임을 되도록 낮춰달라는 브라질 정부의 요구가 결정적이었다.
또 공사에 따른 불확실성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브라질 정부가 제시한 바에 따르면 지질이 안전기준에 못 미쳤을 경우의 구간 변경이나 공사기간의 지연으로 발생하는 추가 공사비까지 사업자가 부담해야 한다.
총 공사비 331억헤알 가운데 응찰 기업의 부담분은 30%로 적지 않은 비중이다.
일본 기업들은 채산성 전망이 불투명한 신흥국에서 발을 빼고 차라리 미국 등 선진국의 고속철 사업 수주로 눈을 돌리자는 입장이다.
미 정부는 20억달러의 예산 배정이 완료된 상태여서 위험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도카이여객철도는 히타치 도시바 미쓰비시전기 등 11개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국 플로리다주의 고속철 사업 수주전에 나설 채비에 들어갔다.
한국 TAV 사업단은 예정대로 29일 입찰에 참가해, 낙찰되면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브라질 정부와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