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태성의 글로벌프리즘] 위키리크스가 남긴 것

입력 2010-12-06 11:00 수정 2010-12-06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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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사회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아이러니하게도 정보의 홍수였다.

인류문명사가들에 따르면 수렵사회에서 시작된 인류의 역사는 농경사회를 거쳐 산업사회와 정보화사회로 진입했다. 우리는 지금 정보화사회에 살고 있다.

▲민태성 국제부장
전문가들은 정보화사회는 정보의 실체를 모두 드러내지 않는 미완의 사회라고 평가한다.

정보라는 것은 자동차나 라면처럼 눈으로 확인하거나 유통할 수 있는 실체가 아니라 무형의 지식이기 때문이다.

정보화사회에 대한 혜택과 부작용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낙관론자들은 정보기술(IT)을 통해 물질의 풍요화는 물론 자유로운 문화생활과 정치적인 민주화를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정보기술이 빈부격차와 권력의 집중화, 사생활 침해 등의 이중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정보 부유층과 정보 빈곤층의 격차는 결과적으로 경제적인 빈부차를 증대시키고 정보나 기술을 독점하는 계층이 사회를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의 독점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와 정보기술 엘리트들에 의한 정보 통제 또는 왜곡 문제 역시 심각하다.

국가와 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정보의 독점을 통한 무조건적인 국가 우선주의와 극소수의 기득권을 위한 이익 추구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

비즈니스위크 경제수석 편집자를 지낸 마이클 만델은 저서 '인터넷 공황(the coming internet depression)'에서 정보화사회에서는 정부의 역할에 대한 논쟁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소한의 정부 개입을 주장하는 이들과, 정부가 공황을 막아내고 사람들을 위험에서 구해내기 위해 더욱 자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대립할 것이라고 만델은 예상했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화제다. 위키리크스는 성폭행 혐의로 인터폴의 수배를 받는 호주 출신의 해커 줄리앙 어샌지가 이끌고 있다.

정보를 빼낸 사람은 이제 20대 초반인 브래들리 매닝이라는 일병이란다.

위키리크스에 대해서는 무책임한 폭로라는 비난과 함께 미국 정부의 과도한 비밀주의가 결국 사태를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했다는 옹호론이 맞서고 있다.

사실 정부의 독선과 지나친 개입에 대한 우려는 항상 존재해왔다.

미지의 세계와도 같던, 일반인에게는 머나먼 어느 곳에나 있었던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IT기술의 발달로 인해 파헤쳐지고 있는 셈이다.

위키리크스가 확보한 외교 문건은 25만 건, 아직 1%도 공개하지 않았단다.

문제는 위키리크스가 확보한 문건이 공공문서라는 사실이다. 지금 국제사회에서는 사건의 진위 파악에는 관심이 없다.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는 미국의 외교문서라는데. 무엇을 더 의심한단 말인가.

미국이 무엇을 위해 그렇게까지 전세계를 장악하고 속속들이 꿰고 있어야 했는지, 아니 그렇게 하려고 했는지에 대해 비난이 들끓고 있다.

정계 진출 후 최대 위기를 맞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비롯해 오바마 행정부에게 위키리크스 사태는 중간선거 참패 이후 또 하나의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미국의 위기라는 문제를 떠나 근본적으로 정보화사회에서의 공정한 정보 시스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정보의 홍수 또는 무분별한 노출은 개인과 기관, 정부 모두가 자신의 이해를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 되는 금융 공황과 비슷한 정치적 패닉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더니. 정보가 없어도 문제, 많아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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