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2만달러 시대로 재진입했다. 환율이 상승하면서 3년만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으로 회복한 셈이다.
경제성장률은 지난 1월 발표됐던 속보치보다 0.1% 포인트 증가한 6.2%를 기록했다.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8년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2만달러 재진입이 꼭 경제가 회복됐다는 의미로 풀이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정상으로 회복됐다고 보기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재진입= 지난해 연간 1인당 GNI는 2만759달러를 기록하며 3년만에 다시 2만달러대로 회복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수치다.
1인당 GNI는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1만9296달러에서 2009년 1만7193달러로 2004년 1만5082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의 영향으로 달러화 기준의 GNI는 원화를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보다 크게 올라갔다. 지난해 달러 기준으로 연평균 환율은 9.4% 하락했다. 이에 원화 기준 GNI는 2400만3000원으로 2009년 2194만6000원보다 205만7000원 늘었다.
1인당 국민소득은 전년보다 5.5% 상승했다. 당초 예상했던 속보치보다 0.2%포인트 오른 수치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 국장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다시 넘어섰다는 것은 세계 10대 경제국에 들어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보통 국민총소득(GNI)을 인구로 나눠 계산한 것으로 호주, 미국 등이 2만달러가 넘는 국가로 꼽히고 있다.
또한 김 국장은 올해 1인당 GNI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국장은 “올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도 환율 하락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GNI를 올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올해 경제성장률을 4.5%로만 잡고 예상해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예상했다.
◇ 경제성장률 6.2%…기저효과일 뿐?= 경제 성장률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해 6.2%로 잠정 계산됐다. 당초 발표했던 속보치보다 0.1%포인트 상승하면서 2002년 이후 8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도 0.3% 성장률에 비하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한 셈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률이 떨어져 6%대의 성장률이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김 국장은 “제조업이 내수 및 수출수요 증대로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며 “지출에서는 설비투자와 수출이 높은 신장세를 보인데다 민간소비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GDP에 대한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전년 -3.4%포인트보다 크게 높아진 6.8%포인트를 기록했다. 민간 부분의 자생력이 크게 신장한 것이다.
그러나 1년 전에 비해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지만 과거 연간 성장률과 비교하면 경제가 정상으로 돌아갔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가격으로 따진 명목 GDP는 1065조원에서 1172조원으로 107조원 늘었지만 환율 등이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009년 0.3%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2010년에는 더 올라가야 했다”면서 “경제가 정상화가 됐다기보다는 빠른 속도로 회복됐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