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가 끝나고 30도를 웃도는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전력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20일 지식경제부와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19일 오후 3시 전력 사용량이 7139만3000㎾를 기록,역대 여름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대 전력수요가 늘자 예비전력은 744만5000kW로 뚝 떨어졌다. 15%를 여유 있게 넘기던 전력예비율(최대전력 수요 대비 예비전력 백분율)은 10.4%로 급락했다.
일반적으로 예비전력이 400만kW 미만으로 떨어지면 전력 수급 비상 상황으로 간주한다. 비상 상황까지 아직 300만kW 정도의 여유가 있지만 찌는 듯한 무더위가 변수다.
문제는 본격적인 더위가 막 시작됐다는 점이다. 기상청은 오는 8월 상순엔 폭염과 열대야가 자주 나타나고 평년(25∼28도)보다 더 더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름철 최대 전력 사용량이 날마다 경신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올여름 평균 기온은 28.8도, 최고 기온은 33.3도라는 가정 아래 최대 전력 사용량을 7477만㎾로 예상하고 있다. 전력 공급량은 전년보다 6.2% 증가한 7897만㎾로 늘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발전소가 전부 가동되고 있다. 설비 보수 문제로 2년 3개월간 멈춰 섰던 경북 월성 원전 1호기도 지난 18일부터 재가동했다.
이 원전은 내년 11월이면 설계수명인 30년을 채운다. 내년에 철거할 예정이었던 울산 영남화력발전소는 2014년 1월 말까지 수명이 연장됐다. 그래도 최대치를 고려한 여유분은 420만㎾(5.6%)로 빠듯하다.
지경부 관계자는 “지난 6월 구성한 전력수급 비상대책반에서 전력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420만㎾의 공급 여유분마저 부족해진다면 전압 조정, 기업들의 자율 절전 등을 유도해 478만㎾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