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화학산업은 녹색성장의 동력

입력 2011-09-2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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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제웅 랑세스코리아 대표이사

흔히 ‘화학’은 무척 생소하고 우리의 생활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느껴질 때가 많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생활에 화학이 적용되지 않은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화학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는 석유를 기반으로 생산되는 플라스틱이나 합성고무와 같은 수많은 제품들의 사용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화학적으로 생산된 비료와 농약은 1960년대에 녹색혁명이라 불리며 식량 부족으로 굶주리던 인류의 식량난을 해결했고 새로운 의약품의 개발은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을 80세까지 늘려줬다. 화학은 이미 우리가 먹는 음식, 입는 옷, 에너지 등 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그 존재감조차 실감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까워진 것이다.

1960년대 화학산업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고도의 성장을 견인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저탄소 녹색성장, 환경 이슈 등으로 인해 화학산업에 대해 막연히 부정적인 인식을 갖거나 미래를 어둡게 보는 시각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해졌고,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저탄소 녹색 성장이 시작됐다. 물론 화학이 언제나 긍정적인 결과만을 이끌어 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저탄소 녹색성장이 강조될수록 화학산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는 사실이다. 화학은 에너지 개발, 식량, 소재, 보건의약품의 개발은 물론 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를 주도하는 정보기술산업 등 첨단 과학분야의 근간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화학을 배제하고서는 인류가 당면한 환경적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올해는 퀴리 부인의 노벨 화학상 수상과 국제화학연합 설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특별한 해로 UN이 지정한 ‘세계 화학의 해(International Year of Chemistry)’이기도 하다. 2011년 '세계 화학의 해'를 맞아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와 국제순수응용화학연맹(IUPAC)는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 온 화학을 기념하고 알림과 동시에, 화학에 대한 올바른 인식형성과 일반인들의 관심과 흥미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화학인들을 비롯한 화학 기업들도 에너지 소비 절감, 대기 및 수질 오염 방지, 환경 친화적 상품 생산, 건강 및 안전 요건 준수 등 화학을 통해 인류의 미래와 번영에 이바지할 수 있는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도 특수화학업계의 글로벌 선도기업으로서 세계 화학의 해를 맞아 한국을 비롯해 세계각국에서 화학의 중요성을 알리고 업계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1909년 타이어 제조의 핵심원료인 합성고무를 세계 최초로 발명한 기업으로서 지난 1세기 동안 쌓아온 명성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대가 요구하는 친환경 녹색 타이어의 중요성을 업계와 대중에게 보다 친근하게 알리기 위해 ‘랑세스 고무의 날(LANXESS Rubber Day)’ 이란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올해를 ‘고성능 플라스틱의 해’로 지정하고 플라스틱의 다양한 장점과 적용 가능한 산업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다양한 행사도 진행 중이다. 합성고무는 친환경 타이어 제조에 사용되어 교통수단의 발달을 이끌었고 그 외에 골프 공, 신발밑창, 껌 등의 다양한 원료로도 사용된다. 이처럼 화학은 우리 인류의 삶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하는 숨은 공로자이자 변화무쌍한 응용력과 창조력을 지닌 과학이다.

바야흐로 지금은 화학의 시대이며 화학기술이 미래를 주도할 첨단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 감히 말할 수 있다. 따라서 화학에 대한 대중의 이해와 인식을 바로잡고, 우수 인재를 발굴·양성하기 위해 업계는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11 ‘세계 화학의 해’가 단지 일회성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중과 미래 세대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내고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시발점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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