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자본통제 고삐를 늦추는 작업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자본시장 개방 청사진을 제시했다고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이번 청사진을 통해 위안화를 보다 더 자유롭게 매매하고 외국자본의 중국시장 투자범위를 넓히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고 FT는 전했다.
인민은행의 청사진은 크게 3단계로 나뉘어져 있다.
첫번째 단계에서 인민은행은 오는 2015년까지 자국인과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각종 규제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등 경제 불확실성으로 선진국의 중국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인민은행은 내다봤다.
이에 따라 자국인들의 투자를 장려해 선진국 자본이 빠져나가는 부분을 메워야 한다는 것이 인민은행의 논리다.
또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산가치가 떨어진 미국이나 유럽 기업들을 더 많이 살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주요 목표라고 FT는 전했다.
앞으로 3~5년의 중기단계에서는 해외 위안화 대출 확대 등 위안화 국제화를 중점을 두고 추진하자고 인민은행은 제안했다.
5~10년 뒤의 장기 목표에 대해서는 외국인들이 보다 더 자유롭게 중국 증시와 채권, 부동산시장에서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인민은행은 거듭 강조했다.
현재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은 중국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이 쿼터 제도로 인해 한정돼 있다.
마지막으로 인민은행은 “위안화의 완전 태환화가 자본시장 개방의 최종 단계가 될 것”이라며 “이 시기는 아직 언제가 될 지 확실치 않다”라고 덧붙였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도 폐쇄적인 자본시장은 부동산 가격의 급등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불러일으킨다며 투자제한 규정 등을 완화하는 것이 좋다고 중국 정부에 권고하고 있다.
호주뉴질랜드(ANZ)뱅킹그룹의 류리강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이 일정을 제시해 자본시장 개방을 촉구하고 있다”면서 “중국 내부에서 자본시장 개방 가속화에 대한 거부감이 이전처럼 강하지는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