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당국이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해외 우수인재 유치에 차질이 생기는 등 국제 경쟁력 저하로 머리를 싸매고 있다.
홍콩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률이 중국 본토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홍콩 로비단체 클린에어네트워크(CAN)는 최근 조사한 결과 홍콩에서 대기오염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망자가 10만명 중 43명 꼴이다.
이는 세계에서 여덟 번째이자 중국 본토보다 20% 높은 수준이다.
WSJ는 화려한 조망권과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 여기다 중국 거대 경제와 맞닿아 매력적인 도시로 인식돼온 홍콩에 대기오염은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초 홍콩대학의 조사에서는 연간 3200명의 사망 원인이 대기오염으로 판명된 것으로 확인됐다.
홍콩대학은 심각한 대기오염에 단기간 노출되기만 해도 심부전이나 부정맥,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해 갤럽 조사에서는 홍콩 주민의 70%가 대기오염의 심각성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앞서 2010년 조사에서는 스모그로 하늘을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홍콩인 4명 중 1명이 해외 이주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기야 사무실 아웃소싱업체인 리저스의 조사에서는 경영자의 4분의3이 대기오염 때문에 홍콩의 우수 인재 유치에 영향이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싱크탱크인 시빅익스체인지의 마이크 킬번 환경전략부문책임자는 “부끄러운 일”이라며 “홍콩은 중국에서 가장 풍요로운 도시”라고 말했다.
CAN의 조앤 오이 최고경영자(CEO)는 특히 공중 위생 차원에서 홍콩대로의 정체를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았다.
그는 “교통 정체에서 빚어지는 배기가스가 공중위생에 최대 문제”라며 “디젤 엔진을 장착한 수천 대의 대형 트럭에서 나오는 배기가스 때문에 주민들은 기침을 달고 산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대기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이산화질소 레벨에서 지난달 홍콩은 중국 32대 도시 중 맨 아래에서 두 번째였다.
홍콩 당국은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거듭 밝히고 있다.
홍콩환경국의 칼슨 장 부국장은 “친환경 기술로 전환하는 버스나 택시 운전자에 대한 지원금이 7억홍콩달러가 넘는다”며 당국의 노력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