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면 죽는다. 모바일 시장에 영원한 강자는 없다.”
삼성과 애플의 최대 격전지는 스마트 디바이스 시장이다. 현재 삼성과 애플 전세계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시장에서 한숨 돌릴 새도 없이 쫓고 쫓기는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선점은 애플이 빨랐다. 애플은 2007년 1월 9일 첫 아이폰을 내놓고 스마트폰 시대를 선언했다. 이후 애플은 매년 새로운 아이폰은 출시하면서 흥행몰이에 성공했고 애니콜 브랜드로 휴대전화 시장을 호령했던 삼성전자는 안방시장까지 내주는 뼈아픈 패배를 맛봐야 했다.
삼성전자의 추격은 2010년 본격 시작 됐다. 2010년 3월 경영복귀 직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무선사업본부 사업장을 방문해 “세상 어떤 스마트폰 보다 더 강력한 스마트폰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삼성전자의 첫 글로벌 스마트폰‘갤럭시S’의 탄생 스토리다.
갤럭시S는 삼성전자 휴대전화사업 역사상 최초로 텐밀리언셀러(1000만대 판매)로 등극하면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후속 라인업에 힘을 실어줬다. 삼성전자는 이듬해 4월 후속제품‘갤럭시S2’를 출시하고 흥행행진을 이어갔다. 갤럭시 돌풍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시장 진입 2년여 만에 애플과 어깨를 견줄 만한 유일한 라이벌로 거듭나게 됐다.
애플이 직관적인 터치 인터페이스로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다면 삼성전자는 기술력으로 스마트폰의 혁신을 이끌었다.
애플은 2010년‘아이폰4‘로 정점을 찍었다. 아이폰4는 3.5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3GS보다 화질을 4배 이상 높였고 앞뒷면을 강화유리로 처리하는 과감한 발상으로 혁신의 아이콘임을 입증했다. 당시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4를 직접 소개하며 “한번 써보면 다른 제품을 쓸 수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삼성전자도 애플이 아이폰4를 공개하던 날 한국에서 갤럭시S를 동시에 발표했다. 하지만 의도치 않은 굴욕을 안았다. 갤럭시S의 두께(9.9mm)가 현존 스마트폰 중 가장 얇다고 발표했지만 사실은 애플의 아이폰4(9.3mm)가 더 얇았던 것.
절치부심한 삼성전자는 이듬해‘갤럭시S 2’를 통해 상황을 다시 한번 역전시켰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은“갤럭시S 2를 20년 휴대전화 사업의 역량을 총 집결한 역작”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갤럭시S 2는 4.3인치 슈퍼 아몰레드 플러스 디스플레이에 1㎓ 듀얼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을 탑재하고도 8.49mm의 얇은 두께와 116g의 가벼운 무게를 구현했다.
같은 해 10월 애플도‘아이폰4S’를 공개했지만“혁신은 없었다”는 혹평을 받았고 이어 애플의 정신적인 지주인 스티브 잡스의 사망하는 악재를 맞으면서 위기설에 휩싸였다.
◇ 삼성, 퍼스트 무버가 되다=올해로 삼성전자의 모바일 디바이스 사업은 전환점을 맞았다. 지난해 말 사상 처음으로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애플을 제치고 1위를 거머쥔 삼성전자는‘빠른 추격자(fast follower)’가 아닌‘시장 선도자(first mover)’로서의 고민을 하게됐다.
이런 고민에서 탄생한 것이‘갤럭시노트’다. 갤럭시노트로 삼성전자는 퍼스트 무버로서의 첫 발걸음을 뗏다. 갤럭시노트는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이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라는 2개의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만들었던 것처럼 삼성전자도 갤럭시노트로 스마트 디바이스 역사의 새 페이지를 쓴 것이다.
갤럭시노트는 5.3인치 화면에 필기압력 인식이 가능한 S펜을 통해 메모를 할 수 있는 기능으로 국내는 물론 북미, 유럽, 중동까지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은 지난해 10월 출시된 이래 전세계적으로 200만대 이상 팔렸으며 연내 1000만대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 삼성전자와 애플은 같은 출발선에 섰다. 삼성전자는 5월 올림픽개최지인 영국 런던에서 세계최초 쿼드코어LTE스마트폰‘갤럭시S 3(가칭)’도 공개할 예정이며 애플은 9월께 베일에 쌓였던‘아이폰5(가칭)’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 전쟁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