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됐지만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관세 효과는 아직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오렌지를 비롯한 과일을 빼고는 관세 인하 혜택을 받은 제품이 본격 수입되지 않아 FTA 발효(3월15일)로 인한 미국 제품 가격 인하 효과는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한미 FTA가 발효되면 과일과 와인, 육류, 수산물, 와인 등의 판매 가격이 크게 내려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이마트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산 오렌지(관세 50%→20%)는 4~5개 기준 4280원에 판매돼 기존 가격(4880원)보다 600원 인하돼 판매되고 있다.
레몬(관세 30%→15%)은 3개 기준 2980원에서 2480원으로 내렸고, 자몽(관세 30%→24%)은 4개 기준 7480원에서 6980원으로 내렸다.
미국산 제품 가운데 가격이 인하된 아포틱 레드와인(50%↓), 밀러 맥주(36%↓), 피스타치오(9%↓) 등은 FTA 발효 뒤 수입된 물량이 아니어서 관세 효과가 아닌 이마트가 자체 행사로 관세 인하분을 반영해 판매하고 있다.
한편 발효 뒤 한 달 동안 미국산 제품 판매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발효 직후부터 12일까지 오렌지는 14.6%, 와인은 62.5%, 쇠고기는 37.5% 매출이 각각 증가했다.
이 가운데 발효 뒤 수입돼 관세 효과를 입고 판매된 상품은 오렌지뿐이다. 관세가 2.7%씩 단계적으로 철폐되는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격(척아이롤 100g기준 2200원)은 변동이 없었다.
건포도(21% 관세 철폐)와 아몬드(8% 관세 철폐), 피스타치오(30% 관세 철폐) 등 미국산 건·견과류는 4월 말 수입분부터 FTA 관세효과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냉동 수산물 역시 아직 본격 수입 전이다. 대형마트들은 가자미, 동태, 대구 등의 미국산 냉동 수산물 물량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마트 유통 관계자는 “FTA 발효 후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리고 있지만 다양한 제품에서 FTA발효로 인한 가격 인하 효과를 보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