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해외현지생산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향후 국내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한국은행 산업분석팀 이은석 과장 등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이후 국내 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크게 늘고 해외현지생산의 비중이 상승하면서 이같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우리나라 제조업체의 해외현지생산비중을 살펴보면 2005년 6.7%에서 2010년중에는 16.7%로 2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의 경우 해외현지생산비중이 10%포인트 정도 높아지는데 약 10년 이상 소요된 것에 반해 우리나라는 그 절반인 5년 정도가 소요돼 그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이같은 생산비중의 확대는 필연적으로 생산자재와 인력의 현지화를 불러와 특히 수출과 고용에서 국내 유발효과를 잠식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이은석 과장은 기업의 해외현지법인이 빠르게 적응하면서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의 국내조달 비중보다 현지조달이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해외현지법인이 국내 기업과의 수직적 교역을 통해 해외현지생산에 의한 수출 유발액이 수입 유발액을 상회하지만 갈수록 국내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고 있어 해외현지생산 확대에 따른 수출증대효과가 약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국내 투자와 고용과 관련해서도 대기업의 경우 해외현지생산 확대가 국내 투자 및 고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았으나 중소기업의 국내 투자 및 고용에는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됐다.
실제로 DID(Difference-in-Differences)모형을 추정, 국내기업과 해외현지생산 기업을 비교한 결과 해외현지생산 중소기업의 유형자산 및 종사자수 수준이 국내 중소기업에 비해 각각 18.7% 및 9.3%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패널분석모형을 이용한 투자 및 고용 행태식의 추정에서도 해외현지생산 중소기업의 유형자산 및 종사자수 증가율이 각각 2.4%포인트 및 1.6%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이은석 과장은 제조업체의 해외현지생산 확대가 중소기업의 국내투자 및 고용에 부정적 영향 등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 향후 해외현지생산 확대가 국내 제조업 기반 및 성장잠재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