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한국 남성들이 발기부전치료제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양대열 한림대 비뇨기과 교수는 “발기부전치료제는 의학적인 이유와 별개로 각 국가의 성문화가 관심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발기부전 치료제 레비트라를 판매하는 바이엘 헬스케어가 2006년 한·중·일 등 아시아 5개국 남성 1만934명을 대상으로 ‘아시아 남성들의 성과 일상에 대한 연구’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남성 10명 중 6명(62%)이 파트너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 교수는 이에 대해 “일본은 혼자 즐기는 성 문화가 많이 발달했지만 한국 남성들은 남녀간의 성에 더 많은 관심을 갖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이 조사결과 발기부전 유병률은 일본이 14%로 가장 높았지만 파트너 때문에 치료하는 비율은 한국의 절반 수준인 38%에 그쳤다.
성 문제에 대한 한국 남성들의 높은 관심도 발기부전치료제 열풍에 한 몫한다는 의견도 있다. 양 교수는 “비아그라 발매 후 주요국가의 성에 대한 태도 및 행동 양상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한국남성은 성 문제에 가장 관심이 높은 나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사회의 과도한 경쟁도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한경쟁 사회에서 위축된 남성들의 심리가 신체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양 교수는 “최근 발기부전 연령대가 낮아지고 섹스리스 부부가 늘고 있는데, 경쟁이 심한 사회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한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미국의 경우 1950년대 40대 발기부전 발병률은 3%대에 불과했으나 1992년 40%로 급증했다.
양 교수는 “젊은 사람이 발기부전 증상을 보이는 것은 심리적인 이유가 원인인 경우가 많아 약에 더 의지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며 “약으로만 무조건 해결하려 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 후 근본적인 치료방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