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유통 CEO 3인방인 신헌 롯데백화점 사장, 노병용 롯데마트 사장, 소진세 롯데슈퍼 사장의 중국시장 진출 경쟁이 치열하다. 해외 영업력을 키워 나가기 위해선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은 꼭 거쳐야할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롯데슈퍼는 오는 27일 중국 북경시 상지와 안정교 지역에 매장 2곳을 오픈한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지난달 30일 롯데백화점이 톈진에 2호점을 오픈한 이후 한 달도 안되서 이달 중순 롯데마트가 장쑤성 난통시에 100호점을 오픈한데 이어 롯데슈퍼가 중국에 매장을 연 것이다.
이 같은 행보는 지난 6월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전 계열사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며 외형성장보다 위기를 대비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주목할 점은 롯데백화점-마트-슈퍼가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중국 시장을 택하면서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보다 서로를 의식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중국진출을 발판으로 2018년까지 아시아 톱5 달성 목표를 내세운 롯데슈퍼는 선제적으로 진출해있는 롯데마트와 협업해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번에 매장이 2곳만 개점하지만 계열사인 마트와의 공조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슈퍼와 마트 이용 고객들의 구매패턴이 중복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멤버십 카드를 같이 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롯데슈퍼가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는 반면에 계열사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인제 첫 발을 내딛은 롯데슈퍼와 시너지효과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란 입장이다.
롯데마트는 중국 100호점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30개점, 베트남 2개점 등 해외에만 132개점 점포를 갖고 있다. 국내 매장수 97개를 상회하는 규모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매장을 추가로 확장하려고 하는데 인허가 문제때문에 쉽지 않다”며 “롯데슈퍼는 해외진출 초기단계라 시너지 효과를 얘기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롯데마트나 롯데슈퍼의 경우 타깃층이 다르기 때문에 가시적인 시너지는 두고 봐야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