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계에 박지성이 있다면 사극에는 최수종이 있다. 최수종은 사극의 제왕이지만 일각에서는 사극 출연을 너무 많이 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나는 최수종 없는 사극은 생각 못한다. 최수종은 그만큼 성실하고, 헌신적이며, 몸과 영혼을 바쳐서 연기하는 연기자다.”‘대왕의 꿈’신창석PD가 6일 열린 ‘대왕의 꿈’ 제작발표회에서 한 말이다.
시청자 입장 역시 신창석PD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사극 불패신화’‘사극 흥행 보증수표’‘사극의 왕’‘사극지존’…시청자들이 최수종에게 헌사 한 수식어들이다.
“좋은 수식을 많이 붙여주었지만 사실 나는 작가가 좋은 글 써주고, 감독이 멋있게 연출해주고, 선후배 연기자들의 활약 가운데 서 있기만 할 뿐이다. 박지성 선수가 나머지 10명의 선수와 함께 하기 때문에 뛰어난 선수가 되었을 것이다. 나 역시 동료 연기자들의 도움 안에서 서 있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선후배 연기자들의 출연을 고맙게 생각한다.” 동료 연기자, 제작진 그리고 시청자의 찬사에 대한 최수종의 답이다.
故김흥기는“미스캐스팅 논란이 있을 때 많은 상처를 받았을 텐데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발음부터 발성까지 철저하게 배웠다. 연기에 대한 열성과 열의가 있었기에 최수종이 사극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연기자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극 흥행뿐만 아니다. 드라마의 최고 흥행사가 최수종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수종은 데뷔작인 1987년 ‘사랑이 꽃피는 나무’을 통해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다. ‘사랑이 꽃피는 나무’가 방송 내내 엄청난 화제와 높은 반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1992년 시청률 조사가 시작된 이래 65.8%로 역대 시청률 1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첫사랑’(1997년)의 주연을 맡았을 뿐만 아니라 트렌디 드라마의 효시이자 붐을 일으킨‘질투’(1992년)의 주연으로 나서 56.1%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선굵은 시대극 ‘야망의 전설’(1998년)역시 유동근과 함께 주연으로 나서 50.8%의 흥행대박을 터트렸다.
이처럼 사극을 포함한 한국 드라마의 각종 시청률 기록에 최수종의 이름을 넣고 있는 셈이다. 이같이 최수종이 시청률 불패신화 구축한 스타로 등극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1990년대 초반 ‘비개인 오후를 좋아 하세요’ 등 몇 편의 영화에 출연하기는 했지만 최수종은 드라마에 전념하는 탤런트로서 활동을 주로 해왔다. 이 때문에 친숙한 이미지를 구축한 동시에 다양한 드라마를 통한 캐릭터와 연기력의 스펙트럼의 확대, 폭넓은 대중성 확보 등으로 시청률 불패신화의 터전을 다졌다.
특히 최수종은 TV 매체의 특성을 잘 살린 스타여서 시청률 상승에 유리했다. 신비감이 강조되는 영화 배우와 달리 TV 스타에게 요구되는 것은 친근감, 부드러움이다. 대중에게 주는 친근감은 최수종의 흥행성과 스타성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오명환은 ‘텔레비전 드라마 예술론’에서 “탤런트는 ‘유명한 무명인’의 경지를 지향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바로 최수종이 ‘유명한 무명인’의 경지를 지향했고 그 단계에 이르렀다.
여기에 작품 선택이 결정되면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 그리고 캐릭터 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온몸을 던지는 노력, 동료연기자와 스태프에 대한 배려 등이 더해지면서 최수종은 확고부동한 드라마 흥행술사로 확고한 입지를 굳혔다.
‘태조왕건’‘대조영’에서 호흡을 맞춘 김종선PD와 ‘대왕의 꿈’ 신창석PD는 “최수종의 최대 장점은 지독한 성실성이다. 수많은 연기자 중에서 살아남으려면 그것도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 스타로 남으려면 스스로에게 엄격할 수밖에 없다. 출연 드라마에 투입하는 땀과 노력의 양은 최수종이 가장 많을 것이다. 그런 최수종 이었기에 오랜기간 대중의 사랑을 받고 그의 출연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이다”고 말한다.
청소년 스타에서 청춘스타로 이제는 연기경력 25년 중견 스타로 수많은 드라마에서 주연을 도맡으며 흥행대박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최수종의 앞으로의 꿈은 무엇일까.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희망, 위로를 주는 연기자가 되는 겁니다. 저는 연기자로서 삶을 사랑하기에 앞으로도 연기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갈 겁니다. 그리고 드라마 밖에서는 저의 작은 손길이라도 절실한 사회적 약자나 소외계층과 늘 함께 하며 작은 도움이나마 드릴 수 있는 사람으로 남는 것도 소망중 하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