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으로서의 시련을 극복해야 할 '캡틴박'

입력 2012-10-0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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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뉴시스)
퀸즈파크레인저스(QPR)의 초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지난 시즌에도 17위에 턱걸이하며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한 퀸즈파크지만 올시즌은 초반부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시즌 개막 이후 6라운드까지 2무 4패에 그치며 승점 2점으로 최하위에 놓여있다.

올시즌 퀸즈파크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 사실이다. 박지성을 비롯해 데비이드 호일렛, 앤드류 존슨, 에스테반 그라네로, 훌리오 세자르 등이 합류했지만 기본적인 선수층이 엷어 주전과 비주전 선수간의 기량차가 큰 편이다.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 역시 합류 시기가 비교적 늦었던 탓에 조직력을 끌어올릴 시간도 없이 시즌을 시작했다. 대부분의 주전급 선수들이 아직까지 제대로 된 조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무승이 이어지면서 자신감도 크게 떨어진 상태다.

팀 분위기까지 가라앉아 퀸즈파크에게는 더욱 힘든 향후 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초반부터 부진에 빠짐에 따라 중하위권팀들도 퀸즈파크를 승점 3점의 대상으로 삼아 총력전을 펼칠 것은 분명하다. 하루 빨리 시즌 첫 승을 거두지 못한다면 퀸즈파크의 부진은 더욱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지난 시즌의 퀸즈파크는 사실 큰 관심사가 아니다. 하필 박지성이 올시즌 합류하면서 출발이 좋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박지성은 국내 팬들에게 있어 단순한 한 명의 축구 선수가 아니다. 자의든 타의든 박지성은 한국 축구사에 큰 획을 그은 초대형 스타다. 세계 최고의 인지도를 자랑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리그 우승 등을 두루 경험했던 박지성이다. 향후 한국에서 그와 같은 커리어를 가진 선수가 등장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들 정도다.

맨유에서 박지성의 역할은 붙박이 주전이었다기보다 냉정하게 말해 12번째 혹은 13번째 선수였다. 매 시즌 우승을 노릴 정도로 상위권 전력이었고 챔피언스리그와 컵대회 등을 병행해야 하는 만큼 활동량이 왕성한 박지성의 활용도는 매우 높았다. 하지만 퀸즈파크에서 박지성은 더 이상 12번째 선수가 아니다. 팀의 간판선수이자 입단 첫 시즌 곧바로 주장으로 중용됐다.

이미 PSV 에인트호벤과 맨유 등을 거치며 유럽에서만 10년간 성공적인 활약을 해 온 만큼 친화력이나 리더로서의 자질은 충분히 갖춘 박지성이다. 하지만 경기력적인 측면에서 박지성은 팀 공격의 시발점이 되거나 활로를 열어줄 수 있는 스타일의 선수가 아니다. 엄청난 활동량으로 상대팀의 공격수를 일차적으로 봉쇄하거나 팀 내 간판 공격수들에게 수비가 집중될 때 이선에서 공격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 플레이스타일이자 장점이다. 박지성의 역할에 따라 팀 공격이 살아날 여지는 애초부터 크지 않은 셈이다.

현재 퀸즈파크는 수비진이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공격 역시 최악이다. 4골, 13실점이라는 기록이 이를 잘 말해준다. 현재 최악의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는 퀸즈파크에게 있어 박지성의 역할론을 거론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주장이라는 직책으로 인해 다른 선수들보다 부진한 모습이 더 크게 부각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팀이 박지성에게 원한 것은 폭발적인 득점력이나 높은 골 결정력이 아니었다. 명문 팀에서 오랫동안 몸담으며 큰 경기를 두루 경험했던 만큼 내적인 조율과 화합을 원했다. 부진한 경기력에 대한 비판은 박지성뿐만 아니라 팀 내 모든 선수들이 함께 받아야만 하는 부분이다.

최하위 퀸즈파크는 앞으로 웨스트브롬위치, 에버턴, 아스널 등과 차례로 리그를 소화하게 된다. 주장으로서 박지성은 현재까지 나무랄 데 없는 선수단 통솔력을 보이고 있다. 적어도 선수단 내부적인 문제점은 드러나지 않았다. 향후 일정상 결코 만만한 팀이 없지만 퀸즈파크는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만 하는 시점이고 승리를 거둔다면 전력은 어렵지 않게 정상 궤도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캡틴 박’ 역시 시련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진정한 주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고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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