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6일 민주통합당을 향해 △국회의원 정수 축소 △의원세비 30% 삭감 처리 등을 전격 제안했다. 민주당은 이에 국회 정치개혁특위를 즉각 설치, 원포인트 국회를 열어 관련 법안을 조속히 의결하자고 답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치쇄신 실천을 위한 원내대표단 및 중앙선대위 정치쇄신특위 연석회의’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의원 정수를 여야 합의로 합리적 수준으로 감축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과거에도 새누리당은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는 데 찬성하지 않았다. 주로 민주당 정권에서 늘렸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원 정수 축소는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자진사퇴한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정치쇄신 방안으로 내건 공약으로, 이 원내대표의 제안은 ‘안철수 부동층’을 사로잡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은 지역구 의원은 줄이고 비례대표 의원을 늘리는 국회의원 정수 ‘조정’을 주장해왔다.
아울러 이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제안한 의원세비 30% 삭감을 즉시 실천할 것을 약속하고, 우리 당에서 이미 제출한 무노동무임금 관련 법안을 같이 처리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 쇄신특위 여야 합의사항 및 여야 대선후보 간 이견이 없는 정치쇄신 방안을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대선 이전에 반드시 처리하자”면서 “여야 간 이견이 있는 쇄신안은 국회에 정치쇄신특위를 신설해 상설화하자. 대선 후에도 중립적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정치쇄신실천위원회에서 정치쇄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자”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 원내대표가 그동안 민주당이 제안한 여러 쇄신방안들에 대해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박기춘 원내부대표는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정수 축소조정 문제는 선거구 획정, 비례대표 확대,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 등이 함께 논의돼야 하기에 ‘국회 정치개혁특위’를 즉각 설치해 관련 법안을 조속히 의결하자”고 했다.
이에 따라 국회의원 정수를 둘러싼 정치쇄신 방안과 예산안 처리 및 민생법안에 대한 여야간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양측은 몇 가지 사안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어 진통도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의원세비 30% 삭감과 무노동무임금 관련 법안 연동처리를 제안한 반면, 민주당은 세비 30% 삭감과 의원겸직 금지 법률개정, 투표시간 연장 입법을 동시 합의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예산안을 두고도 새누리당은 “정치쇄신 법안과 함께 대선 이전에 본회의를 열어 반드시 처리하자”고 했지만, 박 부대표는 “0∼5세 무상보육, 반값 등록금 예산 등 민생예산 확충을 여야가 함께 이뤄내고, 계수조정소위 심사가 완료되는 대로 바로 처리하자”고 역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