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카드로 다양한 혜택을 누린다는 원카드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원카드는 연회비 100만원이 넘는 VVIP라고 할 수 있다. 많은 혜택을 주는 만큼 VVIP카드는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어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VVIP카드 서비스 축소를 지시했다.
최근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등 카드사들은 금융감독원에 VVIP카드 부가 혜택을 줄이겠다고 신고했다.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일반 카드의 부가 서비스를 대폭 줄이자 VVIP카드 혜택도 축소하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을 수용했기 때문이다.
국내 VVIP카드 회원 4000여명 가운데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현대카드의 ‘블랙카드’는 오는 7월부터 호텔 무료 발레파킹 서비스를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일 경우에만 제공키로 했다.
기프트 바우처 이용 조건도 신설해 발급받은 첫해 200만원 이상 사용해야 바우처를 쓸 수 있도록 했다. 발급 다음 해부터는 전년도 실적이 1500만원을 넘어야 바우처 혜택을 받도록 변경하기로 했다.
연회비 200만원짜리인 하나SK카드 ‘클럽1 카드’와 신한카드 ‘신한 더 프리미어 카드’도 부가 혜택 축소를 신고하고서 하반기 시행키로 했다.
이들 카드는 전월 실적 한도를 높이거나 바우처 사용 조건을 신설하는 방법으로 부가 서비스를 제한할 예정이다.
삼성카드도 연회비 200만원의 ‘라움카드’의 부가 혜택을 제한할 예정이다.
국민카드는 연회비 100만원인 ‘KB국민 태제 스카이패스카드’와 ‘태제 토탈마일카드’의 마일리지 적립 기준을 강화했다.
기존에는 사용액 200만원만 넘으면 1500원당 2마일을 적립했으나 지난 1월부터는 500만원을 넘어야 가능하도록 했다.
VVIP 카드 부가 혜택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관련 서비스가 파격적이기 때문이다. 제주여행권, 건강검진권, 특급 호텔 이용권, 동반자 무료 항공권, 퍼스트클래스 항공권 승급 등 연회비 200만원으로 최대 1200만원까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에 카드사들이 VVIP카드 서비스 제공에 따른 손실을 현금서비스 등 대출 수익으로 메워 서민에게 고금리로 번 돈을 부자에게 퍼준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VVIP보다 한 단계 낮은 VIP카드 부가 혜택도 일제히 줄어든다.
연회비 60만원짜리 현대카드 ‘퍼플카드’는 지난달부터 발급 첫해에 50만원 이상 사용해야 바우처를 쓸 수 있도록 했다.
연회비 30만원인 ‘KB국민 로블 스카이패스카드’와 ‘로블 토탈 마일카드’도 올해부터 1500원당 3마일을 적립해 주던 프로모션 행사를 중단하고 월간 적립한도를 기존 5만 마일리지에서 1만5000마일리지로 대폭 줄였다. 여행비 지원은 최대 3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축소했다.
신한카드 등 나머지 대형 카드사들도 연회비 20만~60만원 수준인 VIP카드 혜택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금융당국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