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성과가 낮은 고위공무원은 수시로 적격심사를 받게 된다. 적격 여부를 심사하는 기준도 대폭 강화되는 등 고위공무원의 성과와 책임이 보다 엄정하게 관리된다.
안전행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이 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고위공무원의 성과와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적격심사 제도가 대폭 개선된다. 정기·수시 적격심사를 통합해 필요할 때 언제든 심사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개편하고 적격심사 요건이 되는 무보직 기간도 6개월~1년으로 대폭 단축된다.
현행 제도에서 고위공무원은 임용된 지 매 5년마다 정기 적격심사를 받고, 성과평가에서 2년 이상 최하위등급을 받거나 2년 이상 보직 없이 대기할 경우에는 수시 적격심사를 받아야 했다. 부적격 기준이 되는 무보직 기간은 2년이지만 그러한 경우가 거의 없어 수시 적격심사를 받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또 의결 형식의 경우에도 ‘적격’ 또는 ‘부적격’ 외에 ‘조건부 적격’이 추가된다. 성과가 다소 미흡했으나 개선이 기대되는 경우에 교육 또는 연구과제를 부여한 뒤, 결과를 보아 ‘부적격’ 의결토록 함으로써 저성과자 관리가 보다 실효성 있게 운영된다.
지금까지는 의결 형식의 경우도 ‘적격’ 또는 ‘부적격’으로 구분하고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 직권면직토록 하고 있어 성과가 다소 미흡하더라도 ‘적격’ 판정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금품비리 공무원의 당연퇴직 규정도 엄격히 적용된다. 현재 수뢰·횡령 등 금품비리로 3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은 공무원은 당연퇴직되지만, 금품비리와 다른 죄를 함께 저질러 경합범으로 선고 받은 경우에는 당연퇴직 규정 적용이 어려웠다.
이에 따라 금품비리와 다른 죄의 경합범에게 벌금형을 선고할 경우 법원이 죄목별로 분리 선고토록 해 금품비리 공무원의 경우 당연퇴직을 엄격히 적용토록 했다.
의결안에는 비위를 저지른 외무공무원이 ‘강등’ 징계처분을 받게 될 경우, 과장급은 보직을 박탈할 수 있도록 강등의 효력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외무공무원은 1~14등급의 ‘직무등급’으로 구분되며, 8~6등급이 모두 과장급에 해당되기 때문에 과장급이 강등을 받더라도 보직에 변화가 없어 중징계로서의 효력이 부족했다는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앞으로 과장급 외무공무원의 강등은 5등급으로 대폭 하향 임용하고 과장 보직에서 제외하는 등 비위공무원의 징계처분을 강화했다.
김승호 안전행정부 인사실장은 “이번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은 정부 운영의 핵심 인력인 고위공무원의 자질 검증을 보다 강화하는 한편, 엄정한 공직 기강 확립을 위해 비위 공무원의 징계·당연퇴직을 엄격하게 운영하는 것”이라며 “이번 의결안은 국회 논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