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럭셔리부동산시장이 주택당국의 과열 억제정책에 꽁꽁 얼어붙었다.
1000만 홍콩달러(약 13억7600만원)가 넘는 고가주택의 매매 평균 가격이 이번 4분기에 전분기 대비 3% 하락할 전망이라고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부동산 중개업체 쿠시맨앤드웨이크필드 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런던 소재 부동산 중개업체 세빌스에 따르면 홍콩 고가주택은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가격이 250% 급등해 같은 기간 전체 부동산시장 가격 상승률 150%를 웃돌았다.
세빌스는 가격이 최소 1500만 홍콩달러를 넘거나 면적이 93㎡가 넘는 주택을 고가주택으로 정의하고 있다.
중국 본토 투자자의 유입과 사상 최저 수준에 가까운 모기지 금리, 중국 기업들의 자금조달 수요에 따른 금융서비스 부문의 호황이 홍콩 럭셔리부동산시장의 발전을 이끌었다.
그러나 홍콩 정부가 계약금 비율을 최소 50% 이상으로 상향하고 고가주택 매매 인지세율을 올리는 등 과열 억제책을 펼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이 냉각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홍콩의 중앙은행 격인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지난 2010년 10월 이후 지금까지 1000만 홍콩달러가 넘는 주택에 대해 계약금 비율을 이전 30%에서 60%로, 700만~1000만 홍콩달러의 주택은 50%로 각각 상향했다.
미들랜드홀딩스의 버글 라우 수석 애널리스트는 “럭셔리 부문은 홍콩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직접적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며 “홍콩 정부의 정책은 투기수요를 겨냥한 것이나 실수요자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홍콩에는 약 8만6000개의 럭셔리주택이 있다. 이는 홍콩 전체 민간주택의 7.7%에 이르는 수치라고 통신은 전했다.
주택당국의 고강도 정책에 럭셔리부동산시장을 지탱했던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센털라인부동산은 중국 투자자들이 지난 3분기에 홍콩 민간주택 매매의 약 8%를 차지했다고 추정했다. 이는 사상 최고 수준이었던 2011년 4분기의 25%에서 후퇴한 것이다.
센털라인은 지난 3분기에 1200만 홍콩달러가 넘는 주택 607채 매매를 중개했다. 이는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