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어린이들의 체내 환경호르몬 농도가 성인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중금속 농도 역시 선진국 어린이보다 높게 조사됐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012년부터 2년 동안 전국 초·중·고(만 6∼18세) 어린이·청소년 1820명을 대상으로 체내 유해물질 농도와 환경 노출 등을 조사한 실태조사 결과를 22일 공개했다.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 때 사용되며 대표적인 내분비계장애 물질로 추정되는 비스페놀 A 농도는 어린이(만 6∼11세)가 1.41 ㎍/g cr로 성인(만 19세 이상) 0.88 ㎍/g cr의 1.6배에 달했다. 청소년(만 12∼18세)은 성인보다 낮은 0.74㎍/g cr로 나타났다.
프탈레이트 대사체인 MEHHP와 MEOHP도 어린이가 각각 37.34㎍/g cr, 28.21㎍/g cr로 성인 25.1㎍/g cr, 18.9㎍/g cr보다 약 1.5배 높았다. 프탈레이트는 각종 폴리염화비닐(PVC) 제품과 장난감, 가죽제품 등에 쓰이며 동물의 생식기 기형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납, 수은 등 중금속의 혈중 농도도 선진국보다 크게 높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혈중 혈중 납 농도는 어린이가 1.26㎍/㎗, 청소년이 1.11㎍/㎗로 미국(각각 0.98, 0.80), 캐나다(0.79, 0.71)와 비교해 크게 높았다. 수은은 그 차이가 더욱 커서 우리나라의 경우 어린이 1.93㎍/㎗, 청소년 1.90㎍/㎗로 캐나다(0.28, 0.27)의 7배에 가까웠다.
과학원은 이처럼 어린이의 체내 환경호르몬 농도 수치가 높은 까닭이 바닥에 앉아 놀고, 손가락을 빠는 등 행동특성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손 씻기 같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잘 가르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