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증권의 오는 26일 정기주총을 앞두고 지배주주인 강찬수 회장측과 2대주주인 한주흥산간에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한 ‘위임장 전쟁’의 포성이 울렸다.
특히 한주흥산은 강 회장측이 한주흥산의 이사회 진출을 장기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이사수 확대 및 임기 연장을 추진하는 데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어 당초 사외이사 선임만을 놓고 격돌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본보 5월4일자 참조>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주흥산은 오는 26일 서울증권 정기주총을 앞두고 주주들로부터 의결권 위임장을 확보하기 위한 참고서류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지난 3일 참고서류를 제출한 서울증권이 지난 8일부터 주총안건 승인을 위한 의결권 확보에 나선 데 이어 한주흥산도 오는 12일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을 수 있게 됨으로써 주총 전날까지 이어지는 ‘위임장 전쟁’의 서막이 오른 셈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이번 주총에서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 한동현 소프트뱅크아시아 인프라스트럭처 펀드(SAIF) 한국 사무소 대표, 박정규 안진회계법인 공인회계사 등 한주흥산이 추천한 사외이사를 선임되느냐 보다 강 회장 측이 추진하고 있는 이사 선임 및 정관 변경안을 한주흥산이 저지할 수 있는 지에 모아지고 있다.
강 회장 측은 3년 임기가 끝나는 노응욱 경영관리본부장을 비롯, 강진순 경영기획본부장(이상 사내이사), 김병국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임덕호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에드워드화이트 체인캐피탈 임원, 좌승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유관희 고려대 교수(이상 사외이사) 등 7명을 이사 후보로 추천해 놓고 있다.
현재 서울증권 정관(제28조 이사 및 감사의 수)상의 이사 정원은 총 8명. 강 회장은 지난해 5월 2004사업연도 정기주총에서 재선임돼 임기가 2년 남아있다. 이번에 강 회장 측에서 내세운 이사 후보 7명이 선임되면 이사회를 완전 장악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주총에서는 사외이사의 임기를 종전 1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정관(제31조 이사 및 감사의 임기) 변경안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주총에서 강 회장 측이 제안한 주총의안이 모두 가결되고 이사임기를 연장하는 정관이 개정되면 별다른 변동이 없는 한 최소 2년간은 다른 주주들의 이사회 진출이 사실상 힘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사회 진출을 위해 기존 이사를 해임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겠지만 주총 특별결의(출석주주 의결권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3분의 1 이상)가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M&A를 추진하는 쪽의 부담의 더욱 커지게 되는 것이다.
한주흥산이 이사수 확대와 사외이사 임기 연장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울증권 관계자는 “이번 주총 안건이 장기간 한주흥산의 이사회 진입을 막기 위한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며 “그러나 사외이사의 경영감시기능 제고와 전문성 강화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일 뿐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차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한주흥산 측은 “강 회장의 장기적인 경영권 확보 시도”라며 “강 회장 측이 제안한 주총안건이 가결되면 강 회장 이외의 어떤 다른 지배구조의 대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게 된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서울증권 최대주주인 강 회장(이하 의결권 주식 기준 특수관계인 포함 5.12%, 1338만주)과 2대주주인 한주흥산(5.03%, 1314만주) 외에 18.52%(4836만주)의 의결권 주식을 보유한 외국인 주주 등 다른 주주들의 표의 향배가 갈수록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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