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를 비롯해 김포 장기지구, 하남 풍산지구 등 굵직굵직한 공공택지지구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올 상반기 수도권 분양시장은 유난히 풍성했다.
그러나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지구에서의 공급이 대부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공공택지 분양이 주변 아파트값을 큰 폭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올 들어 대규모 택지지구 공급이 이루어진 경기 하남, 김포, 용인, 성남시 및 분당신도시 지역 아파트 매매가 월간변동률 추이를 조사한 결과, 택지개발지구 분양 이전인 1~2월은 월 평균 1%대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분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3~4월은 월 평균 3.15%의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위 5개 지역을 제외한 경기지역 평균 상승률(1~2월 평균 0.3%, 3~4월 평균 0.75%)의 4배를 웃도는 높은 변동률이다.
공통적으로 이들 지역의 분양을 전후로 해서 인근 집값이 급등했다. 3월 초 분양이 시작된 김포의 경우, 장기지구 신영김포지웰 33평형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았는데도 불구하고 기준층 분양가가 2억5400만원, 평당770만원으로 상당히 높게 공급됐다.
2월 말을 기준으로 한 김포지역 아파트 평당가는 549만원. 이후 김포 아파트 값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중대형 평형 위주로 상승을 거듭해서 3월말 579만원, 4월말에는 601만원까지 가격이 뛰었다. 2개월 새 가격이 평당 50만원 이상 급등한 셈이다.
풍산지구가 분양된 하남시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1~2월까지 미미한 변동을 보였으나 3월 중순 풍산지구 동부센트레빌의 청약이 개시되면서 아파트 시장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동부센트레빌 32평형의 분양가는 무려 3억9900만원으로 평당 1,247만원에 달해 고분양가 논란이 됐던 단지다. 2월말 기준으로 하남시 평당 아파트 시세는 773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3월 한 달간 하남시 아파트 평당가는 786만원으로 뛴 데 이어 4월 말에는 820만원으로, 2개월 사이 평당가가 50만원 가량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판교신도시도 주변 아파트값을 대폭 끌어올렸다. 4월 초 실시된 판교 민간 동시분양 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평당 1176만원으로 분당신도시에 비해서는 낮지만 용인에 비해서는 높았다.
이에 따라 3월 한 달간 대표적인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분당신도시(1586만원→1727만원)를 비롯해 용인시(947만원→1051만원), 성남시(846만원→898만원) 등의 아파트 평당가가 50만~100만원 가량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교는 공공택지로 3월~4월 일반분양된 아파트는 모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 받았다.
스피드뱅크는 "아파트값이 신규 분양에 따라 들썩인 것은 청약 포기자 혹은 낙첨자들이 주변으로 관심을 돌리면서 전반적으로 매수세가 증가한데다 예상보다 높게 책정된 분양가가 주변 집값을 자극했기 때문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