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9일 매출 58조6800억원, 영업이익 8조4900억원의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날 오후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LG전자는 매출 14조1000억원, 영업이익 3000억~320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두 회사의 매출차이는 약 4배지만 영업이익 격차는 무려 20배 수준이다. 양사 스마트폰 사업 성적이 이 같은 영업이익 격차를 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총괄하는 IM(ITㆍ모바일)부문은 비수기임에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6조4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체 영업이익의 75%에 육박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4, 갤럭시노트3의 견조한 판매와 갤럭시그랜드2, 갤럭시에이스3 등 중저가 판매 호조에 따라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1분기 90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역대 분기별 스마트폰 판매량 최대치인 지난해 3분기(8840만대) 기록을 갈아 치우는 수치다. 지난 11일 글로벌 출시된 갤럭시S5는 출시 당일 미국에서 판매량이 전작인 갤럭시S4보다 약 30% 많았다. 현재도 네덜란드·스페인·체코 등 유럽과 중남미, 중동 지역 등에서도 고른 판매량을 보이며 순항 중이다.
반면,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MC사업본부는 1분기에도 적자 탈출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 손실액은 300억~400억원대로 추정된다. 지난해 4분기 MC부문의 영업손실은 434억 원이다. ‘G2’나 ‘G플렉스’ 등 전략 제품을 출시했지만 브랜드 가치가 부족해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대부분 돈을 벌었다면,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이 깎아 먹은 돈을 TV와 가전 사업에서 메꿨다. LG전자의 TV 사업은 비수기에 불구하고 스포츠 이벤트, 50인치 이상 대형 TV와 UHD TV수요 증가, 패널 가격 하락 등으로 1700억~2000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최대 성수기인 전분기(1743억원)와 비교해 차이가 크지 않다.
생활가전 사업을 책임지는 HA사업본부와 에어컨 사업을 담당하는 AE사업본부는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다소 증가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HA사업본부의 추정 영업이익은 1000억~1200억원, AE사업본부는 800억~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분기 HA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1020억원, AE사업본부는 82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