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닷컴의 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악화했다. 일각에서는 ‘성장과 고객 충성 확보를 위한 통 큰 투자’라는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전략에 대한 회의론까지 나오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2분기에 1억2600만 달러, 주당 27센트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700만 달러에 비해 손실이 18배 늘어난 것이다.
적자가 많이 늘어난 이유는 비용이었다. 지난 분기 영업비용은 194억 달러로 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93억 달러로 전년 대비 23% 늘었다. 매출보다 많은 돈을 비용으로 쓴 셈이다.
월가는 아마존이 주당손실 15센트와 193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마존은 현 분기 매출은 197억~215억 달러를 기록하고, 최대 8억1000만 달러의 영업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베조스 CEO의 공격 경영으로 매출 증가세가 가속화했지만 비용도 크게 늘면서 아마존은 지난 2012년 첫 적자를 기록한 뒤 제대로 된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수차리타 멀푸루 포레스터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은 있는 돈을 모두 사업에 쏟아 부을 것”이라면서 “모든 이익을 다 쓰는데 이익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아마존의 실적이 미국증시 상장을 앞둔 중국의 경쟁업체 알리바바그룹홀딩과 비교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2~4분기에 28억 달러의 순익과 65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지난 5월 밝혔다. 아마존은 지난 한해에 2억7400만 달러의 순익과 745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은 10배 이상 차이가 나지만 알리바바가 3개 분기에 기록한 순익은 아마존이 1년 동안 벌어들인 돈의 10배가 넘었다.
일각에서는 아마존의 사업 기회가 광범위하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베조스 CEO의 전략이 옳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아마존은 이번 주부터 자체 스마트폰인 파이어를 출하하고 있다. 파이어는 199달러에 팔리고 있으며 3D 디스플레이 기능을 갖춰 관심을 끌었다. 아마존은 아마존웹서비스를 통해 클라우드컴퓨팅사업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나스닥에서 0.13% 오른 아마존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10% 가까이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