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이동통신업계와 소비자들은 단통법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는 정부의 대응책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을 중심으로 ‘단통법 반대서명운동’까지 본격화되며 단통법에 대한 시정 요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언제 자리잡을지 알 수 없는 단통법을, 자리잡을 때까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단통법이 첫 시행된 1일 서울 용산구 전자상가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판매점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이후 최위원장은 이동통신 3사 임원들과 대리점 판매점 대표들과 단통법 관련 논의를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최 위원장은 당장 휴대폰 출고가를 떨어뜨릴 순 없으니, 이통사에게 보조금을 올리라는 요구만 되풀이했다.
그는 “단통법을 시행하면 보조금이 오히려 더 줄어드는 게 아니냐라는 소비자의 불만을 많이 들었다”며 “시행 첫날 이통사들이 보조금을 너무 적게 책정한 것 같아 소비자의 불만이 현실화될까 우려스렵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또 번호이동 등에 따른 위약금 제도가 더 다양해질 필요성이 있다는 언급도 했다.
정부의 이 같은 압박에도 단통법에 대한 불만 여론이 들끓자, 최 위원장은 7일 과천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화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최 위원장은 다시 한 번 이통3사에게 보조금을 올리고 위약금을 개선하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두고보자’는 입장엔 변함 없었다.
그는 “단통법이 시행된 지 1주일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과도기인 만큼 부작용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상당 부분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해결은 시장의 자체적인 해결이다. 정부는 정책을 만들 수 있을 뿐, 직접 나서서 기업을 강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 위원장은 “단통법 이후 중고폰, 해외직구, 알뜰폰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면서 “이들이 제조사와 이통사에게 강력한 도전자로 성장한다면 휴대폰 출고가와 통신요금이 인하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단통법으로 이통사의 마케팅 비용이 크게 줄면서 기업의 배만 채우고, 소비자에게는 득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시간이 약’임을 강조했다.
그나마 최 위원장은 단통법이 시행된 그날부터 꾸준히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여론 진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통법을 함께 만든 미래창조과학부 측은 단통법 시행 이후, 열흘 동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회피’하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실제로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단통법이 시행된 이후 단 한 차례도 관련 사안으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최 장관은 7일 현장시찰을 계획했다가 전격 취소하기도 했다. 이후 10일에는 서울 서초동 국제전자센터를 방문했지만,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울 만한 뾰족한 수를 내놓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