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동쪽 끝, 2018년 1월 26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한 영덕역. 동해선 기차의 종착역인 영덕역은 지상 3층의 규모로 동해선 신규 역사 가운데 가장 크게 완성되었다. 역사는 영덕의 고래불 해수욕장을 형상화한 모습으로 지어졌다. 예로부터 덕이 차 있는 곳이라 불리던 영덕의 수려하게 떠오르는 해와 융기하는 해안의 모습을 상징화한 것이다. 역은 지
목은 이색이 그리워한 맛
공자께서는 “군자는 도를 추구하지 먹을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君子謀道不謀食, ‘논어’]라고 하셨지만, 군자도 맛있는 것 앞에는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왕왕 있다. 경북 영덕군 영해면 괴시리 외가에서 태어난 목은 이색(李穡,1328∼1396)은 ‘잔생(殘生)’이란 시에서 “얼마 남지 않은 인생 입과 배만 생각하니[殘生唯口腹
가을이다. 그 뜨겁던 여름이 지나가고 날씨가 서늘해지니 좀 살 것 같다. 하지만 편해진 건 날씨밖에 없는 것 같다. 북한의 핵실험과 영남지방의 지진이 불안을 키우고, 각종 비리 의혹과 갈등, 쟁투는 오히려 더 심해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살풍경(殺風景)이라는 말을 생각하게 됐다. 아주 보잘것없는 풍경, 흥을 깨뜨리는 광경이 살풍경이다. 당의 시인 이상은(李
오늘은 음력 9월 9일 중양절(重陽節). 5월 5일 단오를 중오(重五)라고 하듯 9가 겹쳤다고 중구(重九)라고 부르는 날이다. 중국 한나라의 환경(桓景)이라는 사람이 비장방(費長房)에게 배울 때 “9월 9일에 재앙이 있을 텐데 붉은 주머니에 붉은 산수유 열매를 담아 팔뚝에 걸고 높은 산에 올라가 국화주를 마시면 재앙을 면할 것”이라고 해 그대로 했다. 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늘어나고 괴담이 번지면서 공포와 불편이 커지는데도 정부의 대처는 우왕좌왕 허둥지둥이었다. 전돈낭패(顚頓狼狽), 엎어지고 자빠지며 갈팡질팡하는 형국이었다. 전은 엎어지는 것, 돈은 자빠지는 것이다.
낭패는 전설상의 동물이다. 낭(狼)은 뒷다리 두 개가 없거나 짧고 성질이 흉포하지만 꾀가 부족하다. 패(狽)는 앞다리 두 개가
중국 춘추시대에 초(楚)-정(鄭) 연합군이 송(宋)의 성읍 4개를 점령했다. 송이 구원을 요청하자 동맹국 진(晉)의 도공(悼公)은 다른 나라들과 손잡고 출병, 땅을 되찾아 주었다. 정은 항복 표시로 전차를 비롯한 병기와 3명의 악사, 16명의 미인을 보냈다. 도공은 사례품의 반을 중신 위강(魏絳)에게 주었다.
위강은 이때 “편안할 때 위험을 생각하고 위
[하루 한 생각] 4월 4일 엽등월급(躐等越級)
등급을 걸러 뛰어 오름
임철순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옛사람들은 단계를 밟지 않고 건너뛰는 공부를 허탄(虛誕)하다고 경계했다. ‘맹자’ 이루하편(離婁下篇)에 나오는 영과이후진(盈科而後進)은 중요한 학문 지침이었다. “샘이 깊은 물은 퐁퐁 솟아올라 밤낮을 쉬지 않고 흘러간다. 구덩이를
중국 동진(東晋)시대의 왕휘지(王徽之·출생 미상~383년경 사망)는 서성(書聖) 왕희지(王羲之·307~365)의 다섯째 아들이다. 자는 자유(子猷). 관직은 황문시랑(黃門侍郞)에 이르렀고, 아버지에게서 서예를 배워 행서와 초서를 잘 썼다.
절강성(浙江省) 회계산(會稽山)의 북쪽 산음(山陰)에 살던 그는 눈 내리는 밤에 혼자 술을 마시며 좌사(左思)의
왕건이 세운 고려시대 여성은 어떻게 살았을까? 고려시대말 포은 정몽주, 야은 길재와 함께 삼은(三隱) 중 한분인 목은(牧隱) 이색(李穡, 1328-1396)의 처인 정신택주(貞愼宅主, 1331-1394, 정신택주는 조선시대의 정경부인에 해당하는 부인에게 주는 일종의 관직) 권씨를 통해 고려시대 여성의 삶을 들여다보자.
이색은 14세 때, 11세의 당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