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혁 특위는 10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인사혁신처가 전날 발표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으니 재정분석 보고를 놓고 공방전을 벌였다. 이에 주호영 특위 위원장은 양당 간사를 불러 논의한 끝에 회의 시작 20여분만에 정회를 선언했다.
인사혁신처는 9일 국민대타협기구에서 확정한 재정추계 모형을 바탕으로 5가지 안에 대한 재정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전체회의를 하루 앞두고 갑작스럽게 긴급 브리핑을 열어 발표하는 절차상의 문제 등을 놓고 야당의 질타가 쏟아졌다.
인사혁신처가 발표한 분석결과에는 모두 5개의 개혁안에 대한 전망치가 제시됐다. 분석된 개혁안은 새누리당안, 정부기초제시안, 김태일안, 김용하안, 공무원단체추정안 등이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개혁안은 아직 정확한 수치가 제시되지 않아 이번 발표안에서 빠져있다.
이에 야당은 보도자료를 배포한 경위도 이해하기 어렵고, 내용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공무원연금 특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강기정 의원은 “인사혁신처가 어떤 조건으로 5가지 모형으로 추계를 했는지 모르지만, 내용도 전부 맞지 않는다”면서 “인사혁신처장이 마음대로 숫자를 넣어서 소설을 쓴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처장은 사퇴하고 보도자료도 철회하라”고 몰아붙였다.
같은 당 진선미 의원은 “정부가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있다면 재정추계자료를 사전에 검증했어야 했다”면서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한 여야의 역할을 말하면서 재정추계를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게 있을 수 있냐”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인사혁신처의 발표 자체에 큰 문제가 없다고 두둔했다. 특위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이 시점에서 발표하는 게 낫다고 보지만 매끄럽지 못 했다”면서 “특위 위원들에게 발표자료를 미리 설명하면 발표 못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현숙 의원은 “재정분석 결과를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왜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면서 “연금 지출의 변화와 수급액이 얼마나 바뀌는지 등은 국민에게 얘기해야 할 시점이다”고 말했다.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은 “5가지 안은 각종 언론과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내용”이라면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원활한 회의 진행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충분한 논의 시간을 보장하고 실무기구에서도 논의를 촉발하기 위한 정부의 충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정분석은 정보로서의 가치일 뿐, 변수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면서 “특위 위원들에게 사전에 논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신중하지 못했음을 사과드린다. 앞으로 이점을 유념해서 특위 위원님들께 사전에 상의하고 보고 드리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