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 경기둔화가 아시아에 주는 충격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IMF는 중국 성장이 연간 1%포인트 줄어들면 여러 아시아 국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8%포인트 감소하는 충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창용 IMF 아시아태평양(아태) 담당 국장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주는 충격은 앞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는 과도한 것”이라며 “부진한 중국 제조업 때문에 경제가 무너질 것이라는 증거는 불충분하다”고 전했다.
이 국장은 “설비과다 문제를 가진 중국 제조업의 둔화는 분명하다. 하지만 서비스 등 다른 분야에서는 빠른 속도의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운과 소매 등 서비스 분야가 제조업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MF는 중국이 경기부양 대책으로 통화정책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IMF 아태담당은 “중국이 유동성 과다 공급으로 금융시장을 관리하지 못하면 경착륙이 올 수도 있다”며 “문제는 중국이 현재의 통화 거버넌스 시스템으로 과도기를 잘 통제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정부가 통화정책에 과다하게 의존하게 되면 통상적인 대출 확대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구조개혁과 지배구조 효율화가 늦어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24일 리강 인민은행 부행장은 “중국의 성장은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여전히 빠른 속도를 낼 것”이라며“향후 3~5년은 연간 6~7%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 부행장은 이런 현상은 매우 정상적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런 발언이 나온 것은 중국 정부가 시장을 안심시키려는 의도가 충분히 포함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리 부행장은 “은행의 지급준비율(지준율)이 앞으로 정상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지준율 추가 인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23일 인민은행은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와 지준율을 동시에 낮췄다. 특히 인민은행은 지난해 11월 이후 기준금리를 6차례나 내려 1년 동안 대출금리(1년 만기)는 6%에서 4.35%로 무려 1.65%포인트나 하향 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