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초 현상이 두드러지는 항공업계 유리천장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직원 비율이 그 어떤 업계보다 높음에도 불구하고 여성 임원 수는 상당히 낮았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아시아나 등 대형항공사를 비롯해 제주항공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전체 임원수는 222명으로 이 중 여성임원은 9명(4%)에 불과했다.
대한항공은 전체 임원 129명 중 5명, 아시아나항공은 56명 중 2명이 여성임원이었다. LCC의 여성임원 수는 극히 드물었다. 진에어는 총 임원 4명 중 1명, 이스타항공은 8명 중 1명이 여성이었으며 제주항공(전체 임원 13명), 에어부산(3명), 티웨이항공(9명)은 여성 임원이 아예 없었다.
항공업계는 여초 현상이 두드러지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오랜기간 여성 복지 정책을 펼쳐 온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10여년 전인 2004년, 창립 16년만에 여성인력이 50%를 넘었다. 2008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여성 친화 1호 기업’이 된 대한항공 역시 여성인력 채용 확대뿐 아니라 이들이 관리자로 성장할 수 있는 장치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대한항공은 2001년 국내 처음으로 객실승무원 출신 여성 임원을 배출한 바 있으며 현재 여성 직원 비율은 43%다.
이처럼 항공사들이 여성 복지, 여성 양성 정책 등을 다양하게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 임원이 극히 드문 것에 대해 항공업계 관계자는 “외국 항공사의 경우 50~60세 승무원들이 근무하는 모습이 일상적인 반면 국내 항공사의 여성 임원을 포함한 고령자들을 보기 힘들다”라며 “이는 결혼, 출산, 육아 문제에 직면한 여성들이 장기간 근무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 항공업계도 예외는 아니라는 의미로 결국 회사 차원이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로도 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