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를 바라보는 보험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ISA가 은행, 증권 상품을 중심으로 운용되는 만큼 새로운 수익 창출, 고객 유치는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ISA 도입으로 시스템 개설 등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감내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현재 보험업계에서 ISA를 개설할 수 있는 곳은 특정금전신탁(이하 특금)을 허가받은 교보생명, 삼성화재와 종합신탁업무가 가능한 미래에셋생명, 삼성생명, 한화생명, 흥국생명 등 6곳에 불과하다. 이들 회사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신탁업무를 허가받았기 때문에 고객이 창구로 찾아와 ISA를 요청하면 해당 계좌를 개설해 준다. 그러나 ISA 편입상품에 예금, 펀드, 파생 결합권만 포함돼 있을 뿐 보험상품은 빠져 있어 사업 추진의 매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금 허가를 받은 교보생명, 삼성화재 측은 보험판매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펀드 판매가 가능해져 관련 부서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지만, ISA 도입에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관계자 역시 “은행, 증권과 비교했을 때 판매 채널이 부족한 가운데 보험설계사가 ISA를 직접 개설할 수 할 수 없다는 게 한계점”이라며 “ISA 시장이 이제 막 조성되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은행, 증권의 사업 전개를 주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종합신탁 허가를 받은 미래에셋생명, 삼성생명, 한화생명, 흥국생명 역시 미온적이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기존에 있는 고객행복플라자에서 계좌개설 업무를 담당하고는 있으나, 우선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측도 “예금이랑 펀드가 주력인 은행과 증권이 중심인 제도인 만큼 보험사 입장에서 큰 방향성을 세우기는 어렵다”며 “보험사가 할 수 있는 사업이지만 주력은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화생명, 흥국생명도 “ISA 도입 관련 새로운 마케팅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당국은 ISA 제도가 금융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보험사의 사업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유인책을 펼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안창국 자산운용과장은 “보험사들이 은행, 증권과 달리 ISA 제도에 대한 이점을 크게 못 느끼는 것은 회사 내부의 자체적인 판단”이라며 “그렇다고 보험사들에만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