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단지와 LG디스플레이 파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 건설과 관련해 송전선로 추가 건설 등을 통해 전력문제 해결에 나선다.
올해 122조7000억원 규모의 30대 그룹 투자계획이 차질없이 실행될 수 있도록 대규모 프로젝트별 범정부 전담 지원반도 꾸려진다. 여기에 도로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전력ㆍ용수를 즉각 공급하는 등 정부의 현장밀착형 지원은 더욱 강화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최근 대규모 투자 사업을 추진 중인 대기업 17곳의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주요 투자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작년보다 5.2% 늘어난 122조7000억원 규모의 올해 30대 그룹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같은 투자계획이 올해 모두 이행될 수 있도록 강력한 의지를 갖고 속도감 있는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또 주요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해 ‘범정부 전담 지원반’을 구성ㆍ운영해 도로 용수 전력공급 등 미시적인 사항까지 꼼꼼하게 챙기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투자계획 수립보다 더 중요한 것은 차질없는 이행”이라며 “민간의 투자 촉진과 사업재편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정부의 지원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주 장관은 또 “오는 8월 시행되는 기업활력법을 기업들이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위법령 제정과정에서 업계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면서 “경쟁국에 앞서 산업체질 강화를 위한 과감한 노력이 필요한 만큼 기활법을 통해 선제적 사업재편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오는 2018년까지15조6000억원이 투입되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건설에 따른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전력을 추가 공급하고 도로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현재 삼성전자 평택공장은 인근 충남 당진시와 경기도 안성시의 반대 등으로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력 공급원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올해 말 초기 공장 가동이 가능하도록 이달 중 송전선로(15만4000볼트) 착공에 들어가 10월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2018년 하반기 이후 본격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력 공급을 위해선 그해 4월까지 송전선로(15만4000볼트) 2기를 추가로 건설하고 오성 열병합발전소를 상시운전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인 추가 공장 건설 대비 차원에서는 50만볼트짜리 북당진-고덕근 송전선로를 준공하기로 했다. 당진시 건축허가 반려로 착공이 지연중인 북당진변환소와 북당진-고덕 당진구간의 경우, 소송을 통해 빠른 시일 내 착공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제품 수송 등을 위해 산업단지 진입용 고덕 IC 등 준공 시기를 내년 12월에서 하반기 중으로 앞당기고 앞서 3월에는 어연 IC를 연결하는 대안도로도 개설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이날 한국전력의 ‘전기공급약관’을 개정해 오는 2018년까지 10조원이 투자되는 LG디스플레이 파주 OLED공장 건설에 필요한 전력이 추가 공급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 평택 공장과 SK하이닉스 이천 M14 공장 증설(31조원 규모)을 위한 범정부 합동지원반지원반도 구성한다. 앞서 작년 11월에는 LG디스플레이 파주 OLED 공정 건설 지원반이 꾸려진 바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정부에 전력ㆍ도로 등 인프라 적기 완공과 에너지 신산업 시장 추가 지원, 차세대 기술개발에 필요한 연구개발(R&D) 세액공제 확대 및 금융지원 등을 요청했다.
주 장관은 이같은 기업들의 건의사항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거나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태양광 연계 에너지 저장장치(ESS)에 대한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부여방안은 신속히 검토해 연내 추진하고 미래 성장동력 산업은 원칙적으로 신성장동력ㆍ원천기술 R&D 세제지원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하기로 했다. 해외 항공기 엔진개발 사업 참여를 위해 필요한 장기저리금융 지원에 대해서는 산업은행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산업부는 이날 주 장관 취임이후 20여 차례의 현장방문과 간담회 등을 통해 제기된 총 149건의 기업 건의사항을 신속히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 2월 30대 그룹 간담회에서 나온 건의사항 중 ‘사물인터넷 적용 가전제품의 대기전력 기준완화’와 ‘ESS의 비상전원 인정’ 등에 대해 지난달 관련 규정을 개정하는 조치를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