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해 최소 3년간 규제 적용을 유예해주기로 했다. 행정기관에서 각종 인허가나 협의 사항을 기한 내 응답하지 않을 경우 처리한 것으로 보는 ‘인허가ㆍ협의간주제’도 확대된다. 또 생명ㆍ안전 분야를 제외하고 기업활동을 방해하는 신사업 규제는 원칙적으로 폐지ㆍ개선하는 네거티브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은 1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6년 규제정비종합계획’을 확정ㆍ발표했다. 올해 정부는 △폐지를 원칙으로 하는 네거티브 방식 전환 △‘사전 허용, 사후규제’ 본격 도입 △‘관(官)’이 아닌 ‘민(民)’이 결정하는 시스템 확립 등을 통해 규제개혁 패러다임을 전면 혁신하기로 했다.
우선 국조실에 민간전문가만으로 신산업투자위원회를 설치해 신산업 규제에 대해 생명ㆍ안전분야 야를 제외하고 상정된 규제는 원칙적으로 폐지하거나 개선하는 네거티브 심사방식을 도입한다.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제도와 정책만 제시하고 그 밖의 사항은 모두 허용하는 것이다. 빠른 기술 속도에 대응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신제품과 신서비스는 일단 시장에 출시한 후 사후 보완하는 방식으로 규제개혁의 틀도 바꾼다.
다만 민간위원회에서 부처가 수용하지 못하는 과제는 규제조정회의에서 추가 검토하고 최종 불수용 과제는 규제개혁장관회의나 무역투자진흥회의에 보고해 논의키로 했다.
또 무인기ㆍ사물인터넷(IoT)ㆍ스마트 자동차 등 8대 유망 신산업 분야를 선정해 생애주기 전단계에 걸친 현장 규제애로를 전수조사하고 국제수준에서 규제 최소화를 꾀할 방침이다.
침체에 빠진 경기를 살리기 위해선 중소기업 차등적용제가 도입된다. 상시근로자 10인 미만 사업체를 대상으로 생명ㆍ안전 분야를 제외한 기업활동규제에 대해선 최소 3년간 원칙적으로 규제 적용 면제해주고 3년 후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 상시근로자 50명 미만(또는 연평균 매출액 120억원 미만) 사업체에게는 규제부담을 완화해줄 계획이다.
상반기 중 경제효과가 큰 현장규제들은 한번에 일정기간 동안 완화 또는 유예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때 입지ㆍ환경ㆍ투자ㆍ고용ㆍ각종 부담금 등 기업경영활동과 밀접한 규제와 함께 조선ㆍ해운ㆍ철강ㆍ석유화학ㆍ건설 등 5대 주력산업 분야의 파급력 큰 과제를 중심으로 즉시조치 가능 과제를 집중 발굴하고 시행령 일괄개정 등을 통해 신속하게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중소ㆍ벤처기업들의 공공조달 시장 진입의 길을 터주기 위해 입찰제한 관련 규제들도 대폭 개선한다. 국조실, 기획재정부, 행자부 등으로 공공조달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과도한 실적, 무리한 납품검사 요구 등 공공조달 관련 제도적 미비사항 개선과 지자체ㆍ지방공사의 불합리한 조달계약규정 등을 중심으로 일제 정비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조달청 나라장터, 중소기업청, 중기옴부즈만, 규제정보포털 홈페이지를 연계해 공공조달 관련 중소기업의 현장 규제애로를 접수할 예정이다. 현장 기업 실태조사를 토대로 각종 교육실적 보고 등 정부ㆍ공공기관의 불필요한 보고는 폐지하고, 중복보고는 간소화해 기업의 행정부담 비용 부담도 덜어주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인허가를 신청한 한 후 처리기한이 경과되면 인허가 된 것으로 간주하는 ‘인허가 간주제'와 복합인허가에 대해 관계기관이 협의기간 내 답이 없을 경우 협의된 것으로 보는 ‘협의 간주제’를 기업투자 관련성이 크고, 신속한 심사가 필요한 인허가 중심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인허가처럼 운영되는 ‘무늬만’ 신고제는 정비한다.
법령에 없는 주민동의서 요구 등 소극행정으로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공무원을 최대 파면처분하고 전국규제지도를 기업환경종합지도로 개편확대하는 등 지방규제 개선에도 나선다.
정부는 이번에 확정된 규제정비종합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 → 현장집행 → 애로해결’ 등 전(全) 과정이 확실하게 마무리되고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을 때까지 추적 관리하기로 했다. 특히 이를 위해 총리 주재 규제개혁 현장점검회의를 격월로 개최하고, 중앙-지자체 합동점검단을 운영해 규제개선 내용이 일선 지자체 현장까지 신속히 전파되도록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