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발이 순조로운 현대상선은 이제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찾아야 하는 과제만 남았다. 늦어도 9월 초에는 새로운 수장과 함께 본격적 경영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상선의 역사는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6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이탈리아 정유회사가 인도를 거부한 유조선 1척으로 시작했다. 당시 회사명은 아세아상선으로, 1978년부터 극동-중동 노선으로 운항을 시작했다. 현대상선이라는 사명은 1983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당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아버지인 현영원 사장이 경영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후 정부가 경영난에 빠진 해운업계를 살리겠다고 발표한 통폐합 정책에 따라 현대상선은 1985년 현영원 사장이 이끌던 신한해운과 동해상선을 흡수 합병했다. 1988년에는 고려해운을 인수했다. 사세가 확장된 현대상선은 한때 세계 순위 8위까지 올랐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한 해운 시황 악화로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급기야 2013년 그룹 차원에서 현대상선을 살리고자 약 3조3000억 원 마련을 위한 자구안을 내놨지만,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결국 현대상선은 지난 2월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을 개시했고 5개월 간의 노력 끝에 사채권자 채무 조정과 용선료 조정에 이어 글로벌 최대 해운 얼라이언스인 ‘2M’ 가입에 성공하며 자율협약 이행을 위한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켰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운 주식을 발행해 상장하면서 현대상선은 40년 만에 경영권을 채권단에 공식적으로 내주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