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도이체방크, 구제금융까지 가나…재무건전성 우려에 주가 30여년래 최저

입력 2016-09-27 07:54 수정 2016-09-2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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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 지원 거절 소식에 주가 7% 이상 급락…부실 MBS 판매와 관련해 미국서 140억 달러 벌금 압박도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가 ‘사면초가’ 위기에 내몰렸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과오로 막대한 벌금을 물기 일보 직전이며 재무건전성 우려에 독일 정부가 구제금융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도이체방크 주가는 26일(현지시간) 7% 이상 급락한 10.53유로로 마감해 지난 1983년 이후 30여 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도이체방크에 대한 우려로 유럽과 뉴욕증시에서 금융 관련주가 동반 하락했다. 독일 2위 은행 코메르츠방크 주가가 3.7%, 프랑스 최대 은행 BNP파리바가 3.1% 각각 급락했으며 뉴욕증시에서도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주가가 각각 최소 2.6% 이상 빠졌다.

지난 주말 독일 잡지 포커스가 도이체방크가 앙겔라 메르켈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으나 정부 측이 이를 거절했다고 보도한 것이 이날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도이체방크와 독일 정부 모두 이 보도를 부인했으나 시장의 불안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도이체방크 주가는 지난 1년간 무려 57% 하락했으며 시가총액은 글로벌 은행 중 78위로 말레이시아의 퍼블릭뱅크나 브라질의 이타우그룹 등 신흥국 은행들에도 뒤쳐지게 됐다고 FT는 분석했다.

게다가 도이체방크는 금융위기 촉발 원인으로 꼽히는 부실 모기지담보부증권(MBS) 판매와 관련해 미국 법무부로부터 140억 달러(약 15조5260억 원)의 벌금도 물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도이체방크가 미국에 벌금을 다 낼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은 없지만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게 된다. 또 도이체방크가 재무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모두 같은 인식을 보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도이체방크의 보통주 기본자본비율(common equity tier one ratio)은 10.8%로, 시총 기준 유럽 10대 은행 평균인 12.59%를 밑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독일 정부와 은행 측의 부인에도 구제금융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트너스의 안드레아스 우터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도이체방크는 독일 경제에 아주 중요한 은행”이라며 “주가가 더 하락하면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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