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중대형의 몸값이 높아질 전망이다. 아파트 공급이 소형 평형으로 집중되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해 중대형 아파트의 희소가치가 점차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5일 국토교통부와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신규 공급 아파트 중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8.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만의 최저치다. 2007년 24.82%의 공급률을 보인 중대형 아파트는 2010년 34.26%로 최고점을 찍고,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10년 동안 60㎡ 미만은 전체 중 20.97%에서 32.72%로 10%포인트 넘게 늘었고 , 60~85㎡는 54.11%에서 59.99%로 6%포인트가량 확대됐다.
특히 중대형은 그나마 2015년에 전체 중 약 12.3%로 두 자릿수의 공급률을 유지했다. 그러나 1년 사이 4%포인트 줄며 한 자릿수까지 감소했다.
중대형 공급량이 이처럼 준 데는 인구구조가 핵가족화된 데다 1∼2인 가구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 건설사들이 이 같은 인구구조 변화를 겨냥해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공급을 늘려왔기 때문이다. 또 발코니 확장 허용과 신평면 개발로 소형 아파트의 실사용 면적이 증가한 것도 중대형 수요 감소를 이끌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평형 간 공급 불균형이 극심해진 탓에 중대형 아파트의 희소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중대형의 공급이 줄어드는 반면 수요는 크게 줄지 않았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6년 1~11월 전국 85㎡ 초과 아파트 거래량은 14만581가구로 전체 거래량의 13.57%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15만6745건( 13.85%)과 비슷한 수준이다. 10년 전인 2007년 중대형 수요(15.05%)와 비교해도 차이는 크지 않다.
일각에서는 중대형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경기 침체와 주거비 부담을 이유로 독립을 하거나 결혼을 한 이후에도 부모 세대와 함께 거주하는 ‘리터루족’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중소형 아파트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중대형과의 가격 격차가 크게 줄고 있는 점 역시 중대형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현서 리얼투데이 리서치센터 팀장은 “과거에는 경기가 악화되면 중대형 아파트의 수요가 급감해 중소형에 비해 집값 하락의 폭이 컸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 늘어난 중대형 수요는 오히려 경기 악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향후 여건 변화에 따른 영향이 적어 인기가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