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정치 테마주의 기승이 되살아나는 가운데, 상장기업들의 ‘양심선언’이 이어져 관심이 주목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SR제강은 전일 답변공시를 통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우리 회사는 사업적 관련성이 없다”면서 “따라서 당사의 주가와 거래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 역시 없다”고 밝혔다.
DSR제강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명 증권 사이트를 중심으로 이른바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됐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 홍하종 대표가 문 전 대표와 고교 동창이라는 것이 루머의 근원이었다. DSR제강 주가는 13일 장 초반 문 전 대표와 연관성이 거론되며 전일 대비 6.37% 오른 1만6700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테마주와 연관이 없다는 공시 후 6.69% 하락한 1만4650원에 거래되며 제자리를 찾았다.
유승민 테마주로 분류된 대신정보통신 역시 같은날 답변공시에서 “당사 대표이사가 유승민 의원과 위스콘신대학교 동문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 및 현재 유 의원과는 사업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정보통신은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 후 전일 대비 10.72% 상승하는 등, 정치테마주 덕을 톡톡히 봤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달 2일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 다음날에도 27.04% 치솟은 바 있다.
관계기관은 기업들의 잇따른 양심선언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국거래소 한 관계자는 “탄핵 인용 후 한동안 잠잠하던 정치 테마주의 등락폭이 확대되면서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손실이 우려됐다”며 “현재로서는 기업들의 자발적 고백이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관계당국의 규제 강화도 계속되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해 12월 정치 테마주 등 이상급등 종목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집중관리체계를 구축·운영하고 있다. 사이버 테마와 결부돼 주가 및 거래량이 이상급등하는 경우 사이버 얼럿(Alert·경보시스템)을 발동해 투자주의 종목으로 경고 조치하고 있다. 더불어 금감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운영하던 정치 테마주 불공정거래 집중 제보 기간을 오는 7월까지 연장키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