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소매업 고용 위기라는데…상용직 늘어나는 ‘아이러니’

입력 2018-06-26 11:2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취업자 수 감소에도 고용보험 가입자는 증가 고용 회복세에도 영세사업체 폐업 증가 영향

▲5월 업종별 고용보험 피보험자 증감.(자료=고용노동부)
▲5월 업종별 고용보험 피보험자 증감.(자료=고용노동부)
지난달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에서 전체 취업자 수가 급감했음에도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등의 영향으로 고용이 줄어든 것보다는 내수 불황에 따른 경영난으로 직원이 없거나 소수인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26일 고용노동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의 취업자 수는 지난해 5월보다 각각 5만9000명, 4만3000명 감소했다. 반면 이들 산업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가입자)는 5만2000명, 4만2000명 증가했다. 집계된 고용보험 가입자는 모두 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인 상용직 근로자다. 전체 일자리 감소에도 상대적으로 ‘질 좋은’ 일자리는 늘고 있다.

정부는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의 고용이 회복세를 보이지만, 1인 자영업자와 가족을 고용원으로 둔 자영업자의 폐업이 늘면서 전체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도·소매업의 경우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시·일용직, 또 고용원이 없는 업체에서 취업자가 많이 줄었는데, 일반화시키긴 어렵지만 사업체 자체가 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오히려 기존에 직원을 두고 있던 사업체들에선 고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이라면 상대적으로 영세한 업체들인데, 기본적으로 사업체의 라이프 사이클이 길지 않다”며 “여기에 최근 자영업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온라인 전환 등 산업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도·소매업의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1인 또는 가족 경영)는 1년 전보다 3만5000명 감소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숙박·음식업도 도·소매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고용이 위축된 거라면 고용원이 있는 업체에서 취업자가 줄어야겠지만, 지금은 고용원을 둘 여력조차 없는 업체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에서 취업자 감소가 인건비 증가로 인한 고용 위축보다는 경영난으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폐업에 기인했다는 데는 이견이 적다. 다만 합산 9만4000명이라는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은 다소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두루누리 사회보험의 효과로 고용보험 신규 가입자가 8만2000명 정도 늘었다”며 “올해에는 일자리 안정자금 효과까지 더해져 10만 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두루누리 사회보험은 정부가 영세사업체에 근로자의 사회보험료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일자리안정자금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사업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인상분의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원대상이 되려면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조 교수는 “정책 효과로 원래 일하던 사람들이 고용보험 미가입에서 가입으로만 바뀐 걸 일자리 창출로 이야기하면 안 된다”며 “자영업의 경쟁력 약화가 폐업,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건 맞지만, ‘상용직이 늘었으니 괜찮다’는 논리로 고용에만 매몰돼 자영업자들을 내버려 두면 가계부채, 최저임금 등과 맞물려 자영업과 일자리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교통비 또 오른다?…빠듯한 주머니 채울 절약 팁 정리 [경제한줌]
  • 기본으로 돌아간 삼성전자…'기술-품질' 초격차 영광 찾는다
  • "비트코인 살 걸, 운동할 걸"…올해 가장 많이 한 후회는 [데이터클립]
  • 베일 벗은 선도지구에 주민 희비 갈렸다…추가 분담금·낮은 용적률이 ‘복병’[1기 선도지구]
  • [2024마켓리더대상] 위기 속 ‘투자 나침반’ 역할…다양한 부의 증식 기회 제공
  • 어도어ㆍ빅히트, 쇄신 바람 불까…위기 속 등장한 '신임 대표'들 [이슈크래커]
  • “117년 만에 폭설도 못 막지”…올림픽파크포레온 1.2만 가구 입주장 개막에 '후끈' [르포]
  • 목소리 높이는 소액주주…상법개정안 가속 페달 달까
  • 오늘의 상승종목

  • 11.2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3,309,000
    • +3.82%
    • 이더리움
    • 5,037,000
    • +8.16%
    • 비트코인 캐시
    • 717,500
    • +4.06%
    • 리플
    • 2,066
    • +5.57%
    • 솔라나
    • 332,400
    • +3.1%
    • 에이다
    • 1,402
    • +5.81%
    • 이오스
    • 1,133
    • +3.09%
    • 트론
    • 279
    • +2.95%
    • 스텔라루멘
    • 685
    • +9.6%
    • 비트코인에스브이
    • 95,050
    • +3.77%
    • 체인링크
    • 25,380
    • +5.4%
    • 샌드박스
    • 864
    • +1.1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