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주 유류세를 한시적 인하한다. 인하율, 인하 기간 등 세부 내용을 확정해 다음주 고용 및 경제활력 제고 대책 발표 때 함께 내놓을 방침으로 인하율은 10% 내외로 예상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계기로 이달 1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한국 취재진과 간담회를 하고 이같이 밝혔다.
김 부총리는 최근 국내 경제에 대해 “수출과 국내 소비 쪽은 비교적 양호한 모습이지만 고용은 여전히 엄중한 상황”이라며 “고용 대책에 대해 발리 출국 전 두 차례 경제 관계 장관협의와 당정, 청와대 협의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 활력, 일자리 확충을 위해 유류세 한시적 인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기준 리터당 평균 휘발유 가격은 1638원, 경우는 1439원, LPG는 895원이다. 이중 휘발유는 54.6%인 895원, 경우는 45.9%인 660원, LPG 부탄은 29.7%인 266원이 세금이다. 휘발유와 경유는 가격의 절반가량이 세금으로 국민에게 적잖은 부담을 주고 있다.
유류세는 국민경제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경기조절, 가격안정, 수급조정 등에 필요한 경우 기본세율의 30%± 범위에서 시행령으로 탄력세율 조정할 수 있는데, 경제 활력과 일자리 확충을 위해 그간 부정적 입장을 취하던 유류세 인하 카드를 결국 꺼내든 것이다.
앞서 우리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3~12월까지 약 10개월간 한시적으로 휘발유·경유·LPG 부탄에 대한 유류세 10% 인하한 바 있다. 또 2000년 3~4월 약 2개월간 휘발유는 5%, 경우는 12% 인하했었다.
이번 유류세 인하는 10% 내외로 예상되고 있다. 고용과 투자 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나빠지고 있다는 점, 세수는 2008년보다 좋다는 점 등에서 10% 이상의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류세 10% 인하 시 10월 첫째주 가격을 기준으로 리터당 휘발유는 82원, 경유 57원, LPG 부탄은 21원 각각 내려(부가가치세 10% 포함)간다.
실제 가격 인하율은 휘발유는 4.9%(1660원→1578원), 경유는 3.9%(1461원→ 1404원), LPG 부탄은 2.2%(925원→904원)이다.
김 부총리는 “(국제)유가가 80달러를 넘어 영세소상공인, 중소기업, 서민의 압박의 될 수 있고 경제 활력, 일자리 확충을 위한 투자 활성화의 일환으로 유류세 인하를 통해 어려움을 해소해주고 가처분 소득을 조금 늘려 경제 활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힘든 가계나 취약계층 물론 이것을 하게 되면 전계층이 다하기 때문에 다 해당이 되지만 특히 그런 계층 생각하고 내수진작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부총리는 발리 방문 기간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Fitch), 스탠다드앤푸어스(S&P) 최고위급 관계자들과 각각 면담하고 우리 경제의 긍정적 측면을 국가신용등급 평가 시 충분히 반영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제신평사 관계자들은 최근 남북 관계 진전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고 김 부총리는 올해 남·북 정상회담 및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내 평화정착과 비핵화를 위한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남북 경제협력은 장기적으로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확충시킬 좋은 기회이므로, 앞으로 주요국, 국제기구 등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를 통해 차분하고 질서 있게 추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