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신(新) 지급여력제도(K-ICS·킥스) 시행을 미루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16일 금융위원회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 시기가 1년 연기된 만큼 이를 기반으로 한 킥스의 시행을 미뤄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며 "킥스를 포함한 보험사 자본 건전성 전반에 대해 폭넓은 자문 및 논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자문의 방식이나 기구 구성, 검토 내용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14일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정례회의를 열어 IFRS17 시행 시기를 애초 2021년에서 2022년으로 연기했다. IFRS17 시행 준비에 시간이 촉박하다는 시장의 의견을 수용한 것이다.
IFRS17은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한다. 그동안 보험사들이 많이 팔았던 저축성보험이 모두 부채로 계상된다. 고객에게 약정된 금액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킥스는 이에 대비해 늘어나는 부채(보험금 지급)에 맞춰 자본을 더 쌓게 하는 제도다.
하지만 이를 두고 보험업계에서는 말이 많다. 현재 마련된 킥스 1차 초안을 그대로 적용하면 대다수 생명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RBC)이 100% 아래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삼성ㆍ한화ㆍ교보생명 등 대형 보험사들도 피해가기 어렵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보험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평가기준 완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K-ICS 2.0버전은 내년 초 공개될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자본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는 데다, 신종자본증권 발행 비용 부담 등으로 중소형사들은 자본확충 여력이 소진된 상태"라며 "아무리 기준이 완화되더라도 중소보험사 중에는 문을 닫는 곳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