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은 이번 주 최대 세 차례의 투표를 한다. 첫 투표는 이달 12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브렉시트 수정안에 대한 최종표결이다. 영국 하원이 지난 1월 15일 메이 정부와 EU가 합의한 ‘EU 탈퇴협정’과 ‘미래관계 정치선언’을 230표 차로 부결시킨 데 따른 두 번째 브렉시트 수정안 투표다. 다만 EU와 영국은 아직 최대 쟁점인 아일랜드 국경 문제 안전장치(Backstop)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라고 미국 CNBC방송은 지적했다.
브렉시트 수정안이 재차 부결될 경우 바로 그다음 날인 13일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에 대한 투표를 한다. 노 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영국 경제에 치명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잇따른 ‘탈(脫)런던 선언’도 노 딜 브렉시트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움직임이다. CNBC는 영국 의원 대부분이 노 딜 브렉시트를 반대하고 있으나 투표에서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앞서 실시된 두차례의 투표가 모두 부결되면 영국 하원은 브렉시트를 15일 앞둔 오는 14일 ‘브렉시트 연기 방안’을 표결하게 된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달 26일 브렉시트 연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는 단 한 차례만 가능하며 기간도 6월 말을 넘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브렉시트 연기에는 영국을 제외한 EU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찬성이 필요하다. CNBC는 EU 회원국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고 전했다. 실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확실한 전망이 없는 한 브렉시트 연기를 받아들이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영국을 압박하기도 했다.
영국은 EU의 헌법 격인 리스본 조약 제50조에 따라 오는 29일 자동으로 EU를 탈퇴하게 된다. 그러나 영국의 ‘브렉시트 연기 방안’이 통과할 경우, EU 정상들은 브렉시트 시행을 오는 29일 이후로 연기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CNBC는 이달 21~22일 브뤼셀에서 개최되는 ‘EU 정상회의’에서 영국의 운명이 결정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