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조 원대의 고용노동부의 고용·산재보험기금 신규 전담 운용기관(OCIO) 선정을 앞두고 금융투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고용부는 28일 고용보험기금 전담 운용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한다. 이보다 하루 전에는 산재보험기금 운용사 신규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된다.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 10여 명이 기술평가 90%, 가격(운용보수)평가 10% 비중으로 평가해 당일 오후 최종 선정 결과를 발표한다. 주간운용사로 선정되는 회사는 올해 7월부터 2023년 6월 30일까지 기금 운용을 맡게 된다.
고용부는 유동성이 중요한 고용보험기금은 증권사에, 연기금 성격이 강한 산재보험기금은 자산운용사에 기금 운용을 맡긴다. 고용보험기금은 약 9조 원, 산재보험기금은 약 18조 원에 달하며 4년간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자산운용이 각각 주간운용사를 맡아왔다. 이번 고용보험기금 OCIO에 도전장을 낸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등이다. 이들 증권사 모두 최근 OCIO와 관련 부서를 신설, 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술평가가 전체 평가에서 90%를 차지하는 만큼 사실상 28일 프레젠테이션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 관계자는 “기술평가에는 당일 PT를 하는 업체가 △기금에 대한 이해도 △자산군별 투자 노하우 △기금운용본부 체계와 인력 구성 등에 대한 전략을 발표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2라운드 대결’이다. 지난해 6월 한국투자증권은 19조 원 규모의 국토교통부 주택도시기금 전담운용사 지위를 NH투자증권에 넘겨줬다. 한국투자증권 입장에서는 이번에도 자리 보전에 실패한다면 OCIO 시장에서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이 4년간 해당 기금을 양호한 수익률로 운용해왔다는 점이 부각된다면 전담운용사 자리 사수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발행어음 자금을 개인대출에 활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금감원이 징계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선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의 경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수익률 등 객관적 운용지표에서 2년 넘게 줄곧 상위권을 지켰다는 점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주택관리기금의 운용사 지위를 갖고 있는 것이 되레 이번 OCIO 선정에는 불리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한편 산재보험기금의 운용사 신경전도 치열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키움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KB자산운용이 입찰서를 냈지만 정량평가 결과 키움자산운용이 탈락, 나머지 4개 업체만 27일 프레젠테이션에 나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