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단지 등 민간택지에 들어서는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분양가는 지금보다 최대 30% 낮아질 전망이다. 무주택자 입장에선 기존보다 저렴해진 분양가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유의할 점도 있다. ‘로또 청약’을 노리는 수요가 대거 몰려 청약 당첨 커트라인이 높아질 게 뻔하다.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재건축·재개발 조합과 건설사들이 분양을 미룰 가능성도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민간택지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공급 축소와 함께 로또 분양 단지를 잡으려는 수요자가 늘어 청약경쟁률이 더 높아질 전망”이라며 “청약 가점이 낮은 수요자라면 상한제 시행 전에 분양하는 단지를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예고에도 불구하고 최근 분양한 서울 도심 내 주요 단지들은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강서구 등촌동에 들어서는 ‘등촌 두산위브’는 지난 6일 1순위 당해지역 청약에서 평균 43.8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공급된 은평구 응암동 ‘e편한세상 백련산’도 평균 32.65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당해지역 청약접수를 마감했다.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을 앞두고 청약 수요가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제도 적용 전에 청약 기회를 잡을지, 분양가가 낮아지고 나서 도전할지 선택이 갈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청약가점이 당첨 안정권에 들지 않는다면 청약 수요가 분산될 때 기회를 잡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내 눈에 보기 좋으면 남들 눈에도 보기 좋다는 말을 되새기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전에 좋은 입지에서 선보이는 ‘막차 분양 단지’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