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의 자회사 두나무파트너스가 투자한 회사를 두나무가 직접 운영하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상장해 초대박을 냈다. 투자와 상장을 실질적으로 같은 회사에서 진행한 것이어서 이해상충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두나무의 자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가 모회사 운영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루나 코인 상장으로 최대 1200% 수익률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이익 실현은 되지 않은 상태지만, 가상화폐 거래소가 계열사를 통해 투자한 프로젝트를 상장해 수익을 내고 있는 셈이다.
스테이블 코인 프로젝트 ‘테라(Terra)’에 따르면 루나 코인의 ‘프리시드 세일(Pre-seed sale)’ 발행가는 10센트(약 120원)로 최대 1억 개를 발행했다.
프리시드 세일 다음 단계인 ‘시드세일(Seed-sale)’은 1루나 코인당 23센트(약 278원)이며, ‘프라이빗 세일(Private-sale)’은 80센트(약 967원)에 발행됐다.
테라 측에 따르면 2017년 말 두나무앤파트너스 등 블록체인 기업으로부터 투자 관련해 긴밀한 논의가 이뤄지면서 2018년 4월 설립 초기에 투자가 이뤄졌다. 두나무앤파트너스는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가 100% 지분을 보유한 완전 자회사다.
테라가 공개한 초기 투자자는 바이낸스 랩(Binance Labs), 오케이이엑스(OKEx), 후오비 캐피털(Huobi Capital), 두나무, 폴리체인(Polychain), FBG 캐피털, 해시드(HASHED), 1kx, 케네틱 캐피털(Kenetic Capital), 애링턴 XRP 캐피털(Arrington XRP Capital), 네오플라이 등이다. 두나무는 테라 투자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두나무 관계자는 “두나무앤파트너스의 테라 투자 관련 내용은 계약상 비밀유지 조항에 해당하므로 공개가 어렵다”며 “두나무앤파트너스는 두나무의 투자 전문 자회사로, 블록체인·핀테크·콘텐츠 등 데이터 가치가 큰 분야에 중점적으로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업비트의 루나 코인 BTC마켓 상장 이후 두나무는 자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를 통해 2000만 루나 코인을 보유했다고 공개했는데, 프리시드 세일가로 총 구매액을 계산한 원화 환산액은 24억 원이다. 2000만 루나의 현재 시세가 약 280억 원(9월 6일 오후 기준, 1루나당 약 1397원)이므로, 약 1200%의 수익률을 달성한 셈이다.
일각에선 두나무가 가상화폐 거래소 운영과 함께 자회사를 통해 투자하는 것에 대한 공정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런 문제로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주요 거래소 5곳 중 4곳은 자사 거래소의 상장 코인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
빗썸 관계자는 “상장 코인 중 초기에 투자한 프로젝트는 없다”며 “자체 코인과 투자 프로젝트가 상장 이해관계 때문에 하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고팍스는 가상화폐 거래소 사업 이전에 투자한 프로젝트에 대해 지분을 정리한 상태다. 고팍스(운영사 스트리미) 관계자는 “향후 이해상충 관계가 문제 될 수 있는 프로젝트에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빗과 코인원도 자사 거래소 내 상장 코인에 투자한 프로젝트는 없다고 설명했다. 코빗 관계자는 “코인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부서가 따로 없다”고 말했다.
이해상충에 관한 지적에 대해 두나무는 “두나무앤파트너스는 두나무의 투자 전문 회사로서 보유한 특정 정보를 이용해 업비트 상장 직후 보유한 암호화폐의 매도를 통한 수익을 취하지 않으며 매월 업비트 공지사항을 통해 암호화폐 보유수량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며 “두나무앤파트너스는 또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외에도 게임, 핀테크, 교육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있어 생태계의 장기적 성장을 지원하는 관점에서 투자하고 있으며 TTC 프로토콜과 테라에 대한 해당 투자도 암호화폐 상장 전 장기적 관점에서 진행한 투자”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