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국가, 대부분 남북한과 동시 수교…한반도 평화 지지 당부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아세안 3 정상회의 및 동아시아정상회의(EAS)참석을 위해 태국으로 향한다. 문 대통령의 태국 방문은 지난 9월 공식 방문에 이어 두 달 만이며, 모친상 이후 첫 번째 공식 일정이다.
이번 태국 일정은 양자회담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 정상들이 참석하게 될 25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2019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ㆍ메콩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마지막으로 환기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신남방정책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
신남방정책은 한-아세안 관계를 4강 중심으로 끌어올려 세계 경제회복의 엔진이자 블루오션인 인도ㆍ아세안과 전면적 협력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정부의 핵심 외교정책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을 포함해 취임 후 총 7차례에 걸쳐 인도ㆍ아세아 지역 순방에 나섰다.
특히 이번 태국 방문은 임기 반환점(9일) 직후 개최되는 만큼 임기 전반부의 외교성과로 아세안 국가와의 관계 격상을 대내외에 과시할 최적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기대하는 성과 중 하나는 교착 상태에 놓여있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등의 진전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태국 방문 관련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진전을 위한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한 지지도 당부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아세안 국가 대부분은 남ㆍ북한 모두와 수교 관계를 맺고 있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한 협력을 약속받는다면 이는 문 대통령의 짐을 한결 가볍게 해줄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태국 방문은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만남 여부가 주목된다. 같은 기간 아베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대신한 리커창 중국 총리도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일각에서 기대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계기 한일정상회담은 이뤄지지 않지만,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조우 자체에 관심이 쏠린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일본의 수출규제 및 한일정보보호협정종료 결정 등으로 한일 관계가 냉각된 상태에서 두 정상의 만남이 한일 관계의 '물꼬'를 트일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양 정상은 지난 6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10초 악수' 이후 약 5개월 만에 정상회의에 다시 만나는 만큼 '10초 악수'보다 진전된 대화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그러나 최근 일왕 즉위식 계기에 이낙연 국무총리와 아베 총리 간 회담에서 양측의 입장차가 재확인된 것을 고려하면 한일 정상 간 정식 회담이 성사될 확률은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일정상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눌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