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서울ㆍ수도권 일대 주택 매수자가 집값 조달 경위를 신고하기 위해 제출하는 자금조달계획서가 납세 대상자를 바로 가려낼 수 있을 정도로 꼼꼼해진다.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 원이 넘는 집을 살 때 매수자가 자금조달계획서 내용을 입증하기 위해 내야하는 증빙서류는 15종에 달하게 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했다.
이에 앞으로 증여나 상속을 받은 경우 기존에 증여·상속액만 밝혔던 것과 달리 부부나 직계존비속 등 누구로부터 받았는지 상세히 밝혀야 한다. 누구에게서 얼마를 받았는지에 따라 증여세 부과 대상인지, 면제 대상인지가 계획서상에서 바로 드러나게 된다.
그동안 주택 구매 자금 중 현금과 그와 비슷한 자산을 '현금 등'으로 뭉뚱그려 기재했다면 앞으로는 현금과 기타자산을 나누고 기타자산은 무엇인지 적시해야 한다.
또 계획서에 조달한 자금을 어떻게 지급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계좌이체, 보증금·대출 승계, 현금 지급 등으로 상세히 밝혀야 한다. 만약 현금으로 집값을 치렀다면 왜 굳이 현금으로 거래를 했는지에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이와 함께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 원 초과 주택을 구매했을 때 자금조달계획서의 내용을 입증하기 위해 제출하도록 한 증빙서류는 총 15종으로 규정했다. 조달 자금 중 금융기관 예금이 있으면 예금잔액증명서와 잔고증명서를 내야 하고, 주식 매각대금이 있다면 주식거래내역서(잔고증명서)가 필요하다.
현금 등을 기재한 경우 소득금액증명원과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등 소득 증빙 서류를, 금융기관 대출의 경우 금융거래확인서, 부채증명서, 금융기관 대출신청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시행령은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도 기존 투기과열지구 내 3억 원 이상 주택에서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3억 원 이상 주택과 비규제지역 6억 원 이상 주택으로 확대했다.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40일간의 입법예고와 규제심사 등을 거쳐 이르면 3월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