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전 세계 확진자가 10만 명을 돌파하면서 국내 진단키트 생산 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9 현황과 과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7만5792명(2일 기준)으로, 같은 시기 일본의 2517건, 미국의 472건을 압도한다.
정부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4개의 국내 분자진단 기업들(씨젠·솔젠트·SD바이오센서·코젠바이오텍)의 빠르고 정확한 진단시약이 있었기에 가능한 수치다.
특히 지난달 27일 정부의 3차 공고를 통해 승인된 솔젠트는 지난 20년간 지카, 메르스, 노로바이러스 등의 진단키트를 개발해 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코로나바이러스 진단키트(디아플렉스Q 노블 코로나바이러스)를 생산했다. 이 키트는 채취된 샘플 추출 후 검사까지 약 1시간 45분이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유럽인증까지 획득했다. 또한 솔젠트는 자체 GMP시설에서 핵심원재료(유전자증폭효소)를 직접 개발·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으로 응급상황 시 시약 부족으로 인한 검사 지연이 일어날 우려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8일 인천 송도에 위치한 솔젠트 관계사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 사무실에서 만난 유재형 대표는 “현재 국내에선 6개의 종합병원과 2개의 대형검진센터에 제품이 공급되고 있다”며 “하루에 200키트(2만 명)와 주당 10만 키트(10만 명) 검사 분량을 만들고 있으며 1억 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원재료를 확보해 공급 지연이 없도록 비상생산체제를 가동 중”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간 높은 정확도(민감도+특이도)로 다양한 바이러스 키트 생산 능력을 전 세계에 알려왔던 솔젠트는 코로나19에서도 해외 각국의 진단시약 공급 요청으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그는 “5일 중국 파트너사와 40만 명, 6일에는 미국, 중남미 파트너사와 21만 명 분량의 진단시약 공급계약을 체결해 약 80억 원 규모의 매출이 예상된다”며 “그 밖에 동남아, 중앙아시아, 중동 , 유럽국가들과 수백만테스트 제품공급을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솔젠트는 검사 키트 확보가 어려운 미국 시장 진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회사는 △현지 식품의약청(FDA)응급허가(EUAL) △CDC(질병통제예방센터) 납품 △진단 서비스 실시 전 해당 CLIA Lab(연구소)에서 제품 검증 절차인 LDT(Lab development test) 참여 등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 중이다.
유 대표는 바이오니아, 씨젠 등에서 연구소장을 지내며 25년간 분자진단 분야에 몸담았던 인물이다. 빠른 시장 확대도 유 대표의 노하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셈이다.
그는 “이번 국내 긴급사용허가 준비부터 현재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단 7명의 직원들만이 투입돼 밤샘작업으로 성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K바이오 분자진단 시스템 완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정확한 코로나19 진단키트의 기술을 보유한 한국 진단 기업들에 대한 저평가된 인식도 개선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